'안종범에 뇌물' 박채윤·김영재 부부, 함께 법정 선다(종합)
박씨 "혐의 일부 인정…전부는 아냐"…대가성 여부 다툼
법원 "남편 사건과 겹쳐 병합"…특검·변호인 동의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등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의료용품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대표 박채윤씨가 법정에서 일부 혐의에서 대가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일부 혐의는 뇌물 성격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재판부는 박씨 사건과 남편인 의사 김영재씨 사건이 일부 겹치는 점을 고려해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다.
박씨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금품공여 사실 자체는 시인한다"며 "그러나 금품 교부 경위나 내역상 대가성에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혐의를 전부 부인하는 건 아니고 일부 금품 부분에 대해 과연 대가성이 있는 건지, 아니면 선물인지 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공판준비 절차는 정식 재판이 아니라 피고인인 박씨는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박씨는 청와대에 '보안손님'으로 드나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 '비선진료' 의혹으로 기소된 김영재 원장의 부인이다.
그는 2014년 8월∼2016년 5월까지 김 원장과 공모해 안 전 수석 측에 4천900만원 상당의 금품(명품 가방·무료 성형시술)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에게도 1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런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대가로 박씨 업체가 중동 등 해외 진출을 시도할 때 정부의 전폭 지원을 받고,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연구개발 과제(15억원) 업체로 선정되는 등 특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달 28일 기소된 김영재 원장 사건과 박씨 사건을 이날 병합했다. 두 사람의 공소사실 중 일부가 겹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뇌물공여, 의료법 위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특검과 변호인 측도 "상당 내용이 겹쳐서 병합 심리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두 사건이 병합됨에 따라 부부가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재판부는 특검 측에서 증거 서류 정리가 덜 됐다고 해 이달 20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김 원장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이날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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