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 100여명 어린이집, 원비 수십억원 부당수령 의혹
청주 민간어린이집 영어 등 교육 명목 1인당 월 30만원 더 받아…횡령 의혹도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의 한 민간 어린이집이 수년간 보육료와 법정 필요경비 이외에 추가 원비를 학부모들로부터 걷어왔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그 금액이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청주 흥덕구청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은 학부모들로부터 보육료 이외에도 월 14만9천원의 추가 경비와 선택 과목인 영어 10만원, 기타 과목 6만∼7만원의 교육비를 받았다.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상 정부보조금 22만원 외에 관할 시·도지사가 정하는 범위의 특별활동비·차량운행비·행사비 등 기타 경비를 받을 수 있다.
이를 초과하는 교육비를 추가로 수납해서는 안 되지만 이 어린이집은 운영비 통장이 아닌 영어강사의 개인 통장으로 부당 경비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청이나 해당 어린이집 운영위원회의 관리가 불가능한 차명계좌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횡령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신고를 받은 흥덕구청은 현장 지도·점검을 통해 작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보육료와 법정 경비 이외에도 원생 1인당 30만원가량을 부당하게 더 받은 정황을 확인, 지난달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구청 관계자는 "원생이 100명을 웃도는 이 어린이집이 부당 수납한 금액은 5개월간 1억2천여만원에 달한다"며 "그 이전의 부당 수납 금액은 확인이 어려워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구청은 이 어린이집이 2010년께부터 법적으로 받아서는 안 되는 경비를 부당 수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가 확대된다면 부당 수납 금액이 수십억원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차명계좌를 분석하는 것은 물론 일부 학부모가 제기한 횡령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k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