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강경파, 韓 사드 진지에 '외과수술식 타격' 주장

입력 2017-03-02 12:06
수정 2017-03-02 14:15
중국군 강경파, 韓 사드 진지에 '외과수술식 타격' 주장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강경파 예비역 장성이 경북 성주에 배치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외과수술식 타격'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군 예비역 소장인 뤄위안(羅援) 군사과학원 국가고급학술위원회 위원은 2일 환구시보(環球時報)에 기고한 '사드 10책'이라는 글을 통해 중국이 외과수술식 경살상(硬殺傷·하드킬) 무기로 특정 지점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가지 방책 중 첫 방책으로 롯데 골프장에 배치되는 사드 진지를 중국에 군사적 위협이 되는 고위험 지구로 선포하고 필요할 경우 외과수술식 타격을 가해 손 쓸 수 없는 마비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과수술식 타격(surgical strike)은 애초 인체의 병든 부분을 도려내듯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만을 쪽집게로 골라내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방안을 구상하면서 생겨난 용어였다. 이를 중국이 사드에 대한 군사적 대응방식으로 차용한 것이다.

뤄 위원은 "일부 국제, 지역 현안에서 중국은 미국, 일본, 한국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중국의 중대 안보이익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이 '군자'처럼 있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뤄 위원은 과거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미국 항공모함 공격법을 제시하거나 대만 무력통일론을 주장해온 중국군의 대표적 매파 인사다.

그는 이어 중국내에 서둘러 레이더방사에 대응할 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며 필요시에는 사드 X밴드 레이더에 대해 연살상(軟殺傷·소프트킬) 무기체계를 동원, 그 무선전원 부품을 파괴함으로써 '장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능동방어체계 가운데 경살상 무기는 열, 폭풍, 충돌 등에 의한 물리적 파괴를 가하는 공격형태를 말하고 연살상 무기는 레이더, 전자교란 등의 방식으로 상대의 무기체계를 마비시키거나 장애를 일으키는 공격을 말한다.

뤄 위원은 이와 함께 사드 시스템이 배치된 지역을 겨냥해 더 많은 미사일을 배치해 '포화공격'(적의 공격 수준 이상의 전력으로 공격하는 일)의 양적 우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방공망 돌파 역량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고 유엔 등을 통해 중국의 사드 관련 입장을 천명하는 것도 10가지 방책에 포함됐다.

그는 또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국의 산업 및 기업에 대해 징벌적 보복조치, 롯데 제품 불매 및 상업활동 배척, 중국내 사업계획 취소 및 보류, 한국내 민감 지역에 대한 중국 관광객 규모 제한, 중국 관광객들에 대한 안전 경고 등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미국의 사드배치를 용인하는 것이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되레 위험을 가져올 뿐이라는 점을 인식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뤄 위원은 "중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침해한 국가나 집단은 반드시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말한 대로 실행에 옮긴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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