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소재 '흑린'으로 새 광학 소자 개발

입력 2017-03-02 12:00
차세대 반도체 소재 '흑린'으로 새 광학 소자 개발

KIST 연구진 성과…"상용화 연구 계속할 것"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광통신에 쓰는 광섬유 기반의 스위치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광학 소자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송용원 광전소재연구단 박사팀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흑린'(Black Phosphorus)으로 광통신에 필요한 소자(스위치)를 제작했다고 2일 밝혔다.

인(P) 원소로 구성된 흑린은 그래핀처럼 한 층으로 된 2차원 물질로, 두께가 원자 수준으로 얇은 데다 전기적 특성도 뛰어나 '꿈의 신소재' 그래핀을 이을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다.

게다가 빛의 특정 파장에 실려 초고속으로 전달되는 데이터를 빠르게 제어하는 특성도 있어,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실제 광통신에 필요한 스위치를 구현했다.

연구진이 제작한 흑린 스위치는 20 GHz(기가헤르츠) 속도의 광신호를 다른 파장을 가진 두 개의 채널에 각각 복사했다. 만일 두 신호가 같은 빛 파장으로 들어온다면, 한 신호를 다른 파장으로 복사해야 충돌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기능은 광통신에 필수적이다.

흑린을 이용하면 소자의 크기를 대폭 줄일 수도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수 미터(m)~수 킬로미터(km) 정도의 특수 광섬유 기반 스위치의 크기를 수 밀리미터(mm)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논문의 1저자인 시암 우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박사과정생은 "흑린을 광학 스위치의 소재로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상용화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송용원 박사는 "통신단말기, 의료 시스템, 센서 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운송시스템 등 데이터 트래픽(traffic)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기존 전자소자와 초고속 광학소자의 융합은 디지털 라이프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KIST 기관고유사업,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달 27일 온라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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