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환경자원순환센터 착공 주민 저지로 무산
동복리 "도가 약속했던 주변 양돈장 이설 먼저 이행하라"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일 예정됐던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착공이 주민들의 실력 저지로 무산됐다.
2014년 4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주민들이 유치를 결정했던 센터는 지난해 12월 착공예정이었으나 부지 내 양돈장 이전 협상이 진전되지 않아 지연돼왔다. 해당 양돈장 업주는 제주도가 산정한 보상 금액의 2배가량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고, 도는 적합한 양돈장 대체 부지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도는 쓰레기 처리난과 재정 손실을 이유로 2일 다시 착공을 강행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또다시 지연되게 됐다.
동복리 주민 200여명은 이날 오전 공사장 출입구를 덤프트럭 등으로 봉쇄하고 센터 유치 당시 도가 약속했던 양돈장 이설을 착공에 앞서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도는 양돈장 업주와의 이설 관련 협의가 난관에 부딪히자 마을회 측에 양돈장 이설비용에 상응하는 예산을 주민복지 증진을 위해 지원하는 방안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이에 주민들은 주민총회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양돈장 이설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인지 도의 새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정리해 도에 통보키로 했다.
현장을 찾은 김방훈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더 갖겠다. 주민들도 양돈장 이설 문제에 대해 입장을 정리해 주시길 바란다"며 착공을 당분간 미루겠다고 말했다.
김양보 도 환경보전국장도 "주민들이 환경자원순환센터 공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어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며 "공사가 지체됐으나 주민과 충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주민 의견이 모일 때까지 당분간 착공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인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조성사업은 2019년까지 구좌읍 동복리 26만7천95㎡ 부지에 2천34억원을 투입해 매립장과 소각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도는 센터가 준공되면 도내 생활폐기물 처리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센터는 소각시설의 열을 이용해 전기도 생산해 연 106억원 수익을 올릴 예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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