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위기경보 '심각'인데…철새도래지 캠핑장 개장 논란
부산시 자체적으로 "AI 소강상태" 판단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시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위험이 여전한데도 철새도래지 내 오토캠핑장을 예정대로 개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 낙동강 관리본부는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내 오토캠핑장의 겨울 휴장기를 끝내고 지난 1일부터 재개장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2014년 7월 부산 첫 공공 오토캠핑장(112면, 4만8천900㎡)으로 문을 연 삼락생태공원 오토캠핑장은 낙동강 철새보호를 위해 철새 도래기(매년 11월∼이듬해 2월)에는 휴장을 했다가 3월 재개장한다.
하지만 지난해 말과 올해 1월 중순 삼락생태공원 내 야생조류의 사체와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돼 공원이 폐쇄되면서 올해는 오토캠핑장 재개장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낙동강 관리본부 측은 "수차례 회의를 연 끝에 예년처럼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면서 "지난 1월 이후에는 낙동강 지역에 AI 바이러스 검출 보고 사례가 없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산시의 이런 조치가 성급하고 부적절하다는 환경단체의 비판이 나왔다.
정부가 AI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낙동강 관리본부가 자체적으로 '소강상태'라고 판단해 정책에 엇박자를 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서해안 지역에는 AI가 야생조류 이동 경로를 따라 추가로 발생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졌고 지난 1일 경남 하동에서는 AI 의심 조류 사체가 발견돼 남해안도 안심할 수는 없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캠핑차와 사람이 드나들면서 AI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새 도래가 완전히 끝나는 4월까지는 캠핑장 개장을 더 신중히 결정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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