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팔라진 소비절벽…소비, 금융위기 이후 첫 3개월 연속 감소(종합2보)
소매판매 2.2% 줄어…설 연휴 저가선물세트 판매 등 영향
1월 산업생산 1.0% 늘어…반도체 등 호조로 3개월 연속 증가세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김수현 이대희 기자 = 경기불황에 청탁금지법에 따른 설 특수 감소 영향 등이 겹치면서 소비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전체 산업생산은 반도체 호조에 따른 수출 부진 완화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1월 전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0% 증가했다.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해 11월 1.4% 증가하며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은 통신·방송장비 등에서 감소했지만 반도체·전자부품 등이 늘어 전달보다 3.3% 증가했다. 지난 5월 3.5% 증가한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보다 1.7%포인트 상승한 74.3%였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보다 2.6%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 예술·스포츠·여가 등에서 줄었지만 운수, 금융·보험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0.5% 증가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광공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산업활동 증가율에 가장 기여도가 컸고 서비스업도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라며 "광공업의 경우 반도체가 계속 호조를 보였고 그동안 안 좋았던 전자부품이 기저효과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가 증가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줄어 전달보다 2.2%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 0.3% 줄어들며 두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뒤 3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소매판매가 3개월 이상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 0.3%, 12월 0.5% 줄어든 데 이어 1월에는 감소 폭이 4배 가까이 커지면서 소비 위축이 점점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월 설 연휴 기간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저가의 선물세트가 많이 팔린 탓에 설 특수가 예전만 못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승용차 판매 증가, 화장품 연말 할인 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소매판매 감소세에 영향을 줬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는 감소했지만 기계류가 늘어 전달보다 2.6% 증가했다.
설비투자 회복을 주도하는 기계류 투자가 늘어난 것은 반도체 호조 등으로 특수산업용기계 투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건축에서 증가했지만 토목 공사 실적이 줄어 0.7% 감소했다.
어 과장은 "건설기성이 감소했지만, 최근 3개월이 조사 이래 가장 높아 나쁜 상황은 아니다"라며 "2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소매판매액 지수 등이 감소했지만 광공업 생산지수, 내수출하지수 등이 증가해 전달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소비자기대지수, 건설수주액 등이 감소했지만 기계류내수출하지수, 장단기 금리 차 등이 증가해 0.1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소비심리 위축, 취업자 증가 폭 축소 등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범정부 대응체제를 통해 선제 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확장 거시정책으로 내수활성화와 투자 촉진, 수출회복 가속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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