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의장 이어 권성동도 직권상정 '난색'…특검연장법 사실상 무산

입력 2017-03-01 15:12
丁의장 이어 권성동도 직권상정 '난색'…특검연장법 사실상 무산

여야 합의 없으면 법사위 전체회의 직권상정도 불가능

黃권한대행 탄핵 카드도 3월국회 일정상 불발 유력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류미나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이 추진하는 특검 연장법안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완강한 반대로 여야 합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법안 처리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직권상정 카드'가 현실화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고유권한을 가진 정세균 의장에 이어 소관 상임위를 맡은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까지 '직권상정은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권 위원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역대 특검 도입은 모두 그 당시의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인해 발동됐다"며 "새로운 특검법 역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특검법 처리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안을 직권으로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전날 대표발의한 특검법 개정안을 여야 간사 간 합의 없이 법사위 전체회의에 올리려면 발의 후 45일의 숙려기간이 지나거나 위원장이 직권으로 상정하는 방법밖에 없다.

전자의 경우 특검 종료 후 44일이 지나야 숙려기간을 채울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고, 후자는 권 위원장이 불수용 방침을 밝힘에 따라 현실화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한국당에서는 정우택 원내대표와 법사위 간사인 김진태 의원 모두 특검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방안은 정 의장이 전날 야4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미 물 건너간 카드가 됐다.



야권이 특검 연장법과 함께 추진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역시 사실상 불발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야가 전날 합의한 3월 임시국회 일정상 박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일 '마지노선'인 오는 13일 이전에 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3월 국회의 본회의 일정은 3월 16·17·28·30일 네 차례로 모두 13일 이후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 직후에 황 권한대행까지 탄핵하는 것은 야권으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커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2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2일 황 권한대행 탄핵안을 보고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투표하는 것이지만, 3월 초 본회의 일정을 잡지 못함에 따라 2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보고하더라도 자동 소멸될 수밖에 없다.

만약 황 권한대행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국회를 대표하는 소추위원을 맡아야 할 권 위원장이 "황 권한대행 탄핵은 박 대통령 탄핵까지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위원직을 맡지 않겠다고 천명, 탄핵심판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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