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격전장 찾은 한국 중소기업…대기업 후광효과 '톡톡'

입력 2017-03-01 12:00
모바일 격전장 찾은 한국 중소기업…대기업 후광효과 '톡톡'

100여개사 참가…일부 전시장은 공간 부족에 방문객도 뜸해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난 2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이하 MWC) 2017'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 내 제7전시장.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마련한 한국관에는 중소기업 20여곳이 자리를 잡고 방문객을 맞았다.

사방 면이 탁 트인 면적 256.5㎡의 전시관 곳곳에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신기술 분야의 기업 부스들이 들어섰다.

대기업 전시관처럼 북적이는 광경은 연출되지 않았지만, 일부 부스에는 방문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ICTK도 그중 하나였다. 이 회사가 만든 물리적 복제방지(PUF) 기술은 지난해 프랑스 보안 콘퍼런스에서 혁신상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하드웨어 기반의 보안 솔루션이 많지 않아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많다"며 "어제 하루에만 20여 개 기업 관계자들이 방문했다"고 전했다.

AR을 이용해 자동차 사용 매뉴얼을 만든 맥스스트(Maxst)와 사물인터넷용 멀티 프로토콜 연결장치(dongle) 제조업체 이노피아테크에도 방문객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대기업 전시관에 입성한 스타트업들은 더욱 높은 관심을 받았다.

SK텔레콤 전시관에 자리잡은 태그웨이는 영상 속 뜨거움과 차가움 등을 사용자의 피부로 전달해주는 부착형 기기 '써모리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 전시관이 차려진 제3전시장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퀄컴,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 사실상 메인 전시장으로 불린다. 동반 전시가 아니라면 스타트업은 꿈도 꾸기 힘든 곳이다.

태그웨이 관계자는 "지난 하루 반나절 사이 페이스북 등 만나고 싶었던 기업들의 70∼80%와 만났다"며 "대기업의 전시 부스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상생 차원에서 스타트업 8곳의 제품을 동반 전시했다. KT도 제4전시장에 있는 공동 전시관 '이노베이션 시티'에서 우수 협력사 5곳의 제품을 함께 소개했다.

올해 MWC에 참가한 한국 중소기업은 100여 개에 달한다. 음성 인식이 가능한 블루투스 이어폰 업체 네오폰과 유리창 청소 로봇을 만든 알에프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참가 기업의 약 90%는 코트라를 비롯해 유관 기관들이 마련한 한국기업 전용관에 입주했다. 한국관은 7전시장을 비롯해 1전시장과 8전시장 등에 흩어져 있다.

하지만 일부 전용관은 제한된 면적에 너무 많은 기업을 유치하다 보니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할 공간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회사 제품을 전면에 배치하지 못하고, 부스 내 책상 위에 놓아두는 경우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자연히 방문객의 발길도 뜸했다.

한 참가 기업 임원은 "부스만 보고서는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이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알기 힘들다"며 "미리 정보를 알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일반 방문객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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