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가자전쟁 대응 잘못' 이스라엘 국가보고서 공개 파장

입력 2017-03-01 03:51
'2014년 가자전쟁 대응 잘못' 이스라엘 국가보고서 공개 파장

네타냐후 총리 내각과 군 모두 비판…"적절한 의사결정 안 이뤄져"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이 2014년 여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벌였던 전쟁 당시 정부와 군의 대응이 잘못했다는 취지의 국가보고서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가자전쟁은 이스라엘이 가자를 통치하는 하마스가 자국 영토를 향해 로켓 포탄을 쐈다는 이유로 2014년 7월8일부터 50일간 가자를 대대적으로 공습하고 하마스가 포탄 등을 쏘며 이에 맞선 충돌을 말한다.

이스라엘군의 공습 등으로 가자에서는 팔레스타인인 2천251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 측에서는 군인 67명 등 73명이 목숨을 잃었다.

28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가감독국은 이날 오후 약 200쪽 분량의 '가자전쟁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고 가자전쟁 당시 네타냐후 내각의 전략적 목표 부재와 군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 보고서는 가자전쟁 전후로 이스라엘 정부의 준비 과정과 대응을 크게 4개 부분으로 나눠 기술했다.

이스라엘 국가기관이 정부과 군을 양측 모두를 겨냥해 전쟁 전략과 대응, 준비 과정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보고서는 당시 네타냐후가 이끌었던 내각을 겨냥해 "전략적 목표들은 적절한 의사 결정 과정을 요구하지만 그 때의 목표는 오로지 이스라엘군의 작전 계획을 앞당기는 것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전쟁 기간 의사 결정은 네타냐후 총리에 이어 그 때 당시 모셰 야알론 국방장관, 베니 간츠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순으로 이뤄졌다"며 "의사 결정에 중대하고 필요한 정보도 안보 내각에 제공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또 이스라엘군이 가자에서 이스라엘로 연결된 하마스의 땅굴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위협에 적절히 준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 주축의 핵심 안보내각 위원들이 가자전쟁에 돌입하기 전 외교적 조치를 검토하지 않은 점도 보고서의 비판 대상에 올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보고서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보고서 공개 하루 전날 이스라엘 장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 역사상 이보다 더 최신화된 내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전쟁 때 가장 중요한 결정들은 공개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정말 중요한 교훈들은 보고서에 담겨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2014년 가자전쟁 이후 가자 영토 약 365㎢ 면적에 사는 팔레스타인인 약 180만명은 여전히 이스라엘 봉쇄로 고된 삶을 살고 있다. 지금도 가자 주민 다수는 더딘 재건 속에 국제사회의 지원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피폐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