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 협력 테이블서 서울대 수학과 강단으로

입력 2017-03-01 00:25
수정 2017-03-01 17:17
글로벌 통신 협력 테이블서 서울대 수학과 강단으로

양현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CSO 3일 퇴임

"통신 미래에 큰 영향 미쳤다…이제 한국 사회에 기여"

(바르셀로나=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지난 5년 동안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글로벌 통신시장의 전략 수립과 실행을 주도하던 양현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오는 3일 퇴임한다.

그간 영국 런던에서 지낸 양 CSO는 올해 4월 초 귀국해 모교인 서울대 수학과 대학원에서 연구와 강의를 병행할 계획이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양 CSO는 GSMA 퇴임과 앞으로 활동 계획을 전하며 "그동안 통신의 미래에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들어 보람차다"고 소회를 밝혔다.

양 CSO는 "글로벌 통신시장의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끊임없이 토의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며 "GSMA에서 얻은 비전과 통찰력을 가지고 귀국해 정부든 사회든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수학이나 순수과학과 산업과 연결하는 역할을 염두에 두고 모교로 간다"며 "수학자야말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를 가장 잘할 수 있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응용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양 CSO는 미국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신한은행, KT 등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다 2012년부터 GSMA CSO로 활동했다.

GSMA는 MWC를 주최하는 기관이다. 주요 통신사들이 서로 이견을 조율하고 협력하기 위해 1995년 출범한 조직으로, 황창규 KT 회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명의 이사진에 들어가 있다.

양 CSO는 GSMA에서 전략 파트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된다.

CSO 부임 직후 '비전 2020'이라는 미래 전략을 수립해 전 세계 통신사들의 협력을 유도했다. 사물인터넷(IoT)이나 디지털 상거래 등의 상호 연결성을 높이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퇴임 전에는 앞으로 10년의 전략을 담은 '50억의 힘'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전 세계 통신사의 연평균 성장률을 현재 0.9%에서 2025년 5%까지 높이고, 신사업에서 얻는 매출 비중도 35%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담았다.

양 CSO는 "한국 통신사들도 5세대(5G) 서비스를 앞서가면서 해외에서 많은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한 황창규 KT 회장의 기조연설을 듣고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시장에서 보면 오히려 삼성전자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스마트폰 사업에 갇혀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업 다각화를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다"고 쓴소리도 마다치 않았다.

양 CSO는 "4차 산업혁명은 한국에 큰 기회"라며 "GSMA에서 얻은 노하우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 도와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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