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구호천사' 에디 89회 생일…구글도 기념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 테레사 수녀가 있다면 파키스탄에는 에디 할아버지가 있다."
평생을 가난한 사람과 아픈 사람들을 위한 구호활동에 바쳐 '파키스탄의 구호천사'로 불리는 사회사업가 고(故) 압둘 사타르 에디의 89회 생일을 맞아 파키스탄 국민뿐 아니라 구글도 그를 기리고 나섰다.
구글은 28일 지난해 7월 별세한 에디의 탄생을 기념해 파키스탄뿐 아니라 한국, 미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10여 개국 구글 홈페이지 로고를 이날 하루 에디 삽화로 바꿨다고 파키스탄 지오TV 등이 보도했다.
1928년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에서 태어난 에디는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에서 분리·독립할 때 파키스탄으로 이주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봉사활동에 평생을 바치기로 한 에디는 23살 때인 1951년 카라치 빈민가에 작은 진료소를 만들어 에디 재단 활동을 시작했으며 7년 뒤 승합차 한 대를 사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 구급차 운영에 나섰다.
에디는 80세 넘어서까지 거리 모금활동에 직접 나섰으며 재단 규모가 커진 뒤에도 고아원과 노약자실이 있는 복지센터의 작은 방에서 부인과 함께 살며 봉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구걸하는 사람"이라고 부르며 "인류에 봉사하는 것이 최고의 성전(지하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슬람 신자였지만 이슬람 성직자들이 빈자를 돕기보다는 종교의식과 가상의 적에 대한 투쟁에만 초점을 맞춘다고 비판했다.
에디의 헌신적 봉사와 검소한 생활은 파키스탄 안팎에서 많은 이들의 기부를 일으켰고 에디 재단은 현재 자원봉사 조직으로는 세계 최대인 1천800대의 구급차를 운영할 정도로 커졌다.
파키스탄 내 300곳 이상의 에디 복지센터에서는 고아와 노숙자, 마약중독자 등을 보살핀다.
파키스탄에서 전화로 '115' 번호를 누르면 에디 재단 응급차를 바로 이용할 수 있기에 에디 재단은 정부가 해야 할 복지를 대체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에디는 2009년 포스코청암재단의 포스코청암상 봉사상을 받는 등 생전에 여러 상을 받았고 노벨상 후보로도 수차례 거론됐다. 하지만 그는 "노벨상은 나에게 의미가 없다. 나는 사람들을 원하고 인도주의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국영 파키스탄은행은 다음 달 에디 기념주화를 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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