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한국사교과서 개발에 주요출판사 6∼7곳 참여할 듯(종합)

입력 2017-03-01 17:25
검정 한국사교과서 개발에 주요출판사 6∼7곳 참여할 듯(종합)

"개발·검정 기간 짧아"…교과서 부실화 우려도 여전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를 발행하는 출판사 대부분이 국정교과서와 경쟁할 새 검정교과서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행 한국사 교과서 저자 다수가 집필 거부를 선언한데다 교과서 개발 기간이 넉넉하지 않아 양질의 교과서를 만들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역사과 교과용 도서 검정 공고를 내고 이달 30일까지 중학교 역사① 교과서와 역사① 지도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신청 예정자 등록을 받는다고 1일 밝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개발되는 이들 교과서는 내년부터 국정 역사·한국사교과서와 함께 교육현장에서 쓰인다.

연합뉴스가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를 발행하는 8개 출판사 관계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5곳은 새 교과서 개발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했거나 이미 집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곳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1곳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새 교과서 개발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한 출판사는 1곳이었다.

한 달여 전 예비공고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출판사는 새 검정교과서 개발 여부를 두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논란과 기존 검정교과서 저자들의 집필 거부 선언, 교육부의 갑작스러운 국·검정 혼용 방침에 따른 집필 기간 축소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국정교과서를 채택한 연구학교가 1곳에 그친데다 검정교과서 개발마저 파행을 겪을 경우 교육현장의 혼란이 더 클 것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교과서 개발에 참여하기로 한 출판사들이 많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A 출판사 관계자는 "집필 거부 선언을 신경 쓰는 저자들도 계시지만 오히려 우리 출판사 집필진 일부는 국정교과서 사용에 반대하기 때문에 더더욱 제대로 된 검정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B 출판사 관계자는 "최근까지 국정교과서 논란이 이어졌고 다른 변수도 있어 적극적으로 (검정교과서 개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지 않았는데 현재는 주요출판사들이 대체로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부 출판사는 이미 새 교과서 원고 작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 출판사 관계자는 "개발 일정이 길지 않아 이미 작업을 시작했다. 원고 작성도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 발행사가 아닌 출판사 가운데서도 검정 심사 참여를 저울질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를 발행하는 출판사 대부분이 새 검정교과서 개발에 들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로 검정 심사에 참여하는 출판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검정 심사 일정이 촉박한데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 저자 상당수가 집필에서 빠지면서 새 교과서의 질을 우려하고 있다.

각 출판사는 8월 초까지 심사본을 제출해야 하며 검정 심사 결과는 올해 연말께 나온다.

이달 중순 대통령 탄핵 인용 여부에 따라 대통령선거와 정부조직 개편, 교과서 관련 정책 변화 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아예 새 교과서 활용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D 출판사 관계자는 "교과서 만드는 기간이 보통 1년 반인데 이 가운데 6개월을 단축해야 하는 상황이니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교과서 관련 문제도) 변동 가능성이 있어 이 부분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현행 검정 한국사교과서 저자는 "국정교과서(편찬기준)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도 다시 손볼 필요가 있다"며 "교육정책 변화 가능성을 고려해 시간을 갖고 교과서 개발·심사를 한 뒤 2019학년도부터 현장에서 새 교과서를 쓰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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