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개막] ③ 메이저리거 별들 '여기 다 모이네'
미국, '드림팀' 방불…네덜란드는 특급 내야수 집결
알투베는 베네수엘라·몰리나는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오승환·아오키는 한·일 '유일 현역 빅리거'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 엔트리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명단을 방불케 한다.
미국의 스타 빅리거들은 '야구의 고향' 자존심을 걸고 WBC에 적극적으로 참가 의사를 표현했다.
다른 나라에서 빅리그 진출 꿈을 이룬 선수들도 WBC 기간에는 각자 국가를 대표해 이합집산한다.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현역 메이저리거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이 경우다.
메이저리그에서 자주 봤던 선수가 '원래는 저 나라 출신이구나'라고 새삼 알게 되는 것도 WBC 관전 포인트다.
미국은 엔트리를 모두 현역 메이저리거로 채웠다.
특히 야수진이 화려하다. 누구 한 명을 '간판'으로 내세우기도 힘들 정도로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공·수를 겸비한 포수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의 안방을 지킬 전망이다. 백업 포수도 A.J. 엘리스(마이애미 말린스), 조너선 루크로이(텍사스 레인저스) 등 빅리그 주전 포수다.
외야는 데뷔(2010년) 이후 7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터트린 '거포' 장칼로 스탠턴(마이애미)을 필두로 애덤 존스(볼티모어 오리올스), 앤드루 매커천(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파괴력과 노련함을 겸비한 선수들이 지킨다.
내야도 놀런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 브랜던 크로퍼드(샌프란시스코), 에릭 호스머(캔자스시티 로열스), 대니얼 머피(워싱턴 내셔널스) 등 정상급 선수들로 꾸렸다.
하지만 야수진과 비교하면 투수진의 무게감은 조금 떨어진다.
클레이턴 커쇼(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맥스 셔저(워싱턴) 등이 WBC 출전을 고사하면서 크리스 아처(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커스 스트로먼(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선발진을 구축할 전망이다.
다만 불펜에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허리' 앤드루 밀러(클리블랜드)가 지킨다.
오는 7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국과 1라운드 A조(한국, 네덜란드, 이스라엘, 대만) 경기를 펼칠 네덜란드도 '경계 대상'이다.
네덜란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특급 내야수들을 대거 보유한 덕분에 A조에서 2라운드에 진출할 국가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유격수 라인만 봐도 화려하다. 작년 '올스타' 산더르 보하르츠(보스턴 레드삭스)와 안드렐턴 시몬스(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까지 가세했다.
보하르츠는 작년까지 2년 연속으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실버글러거를 수상하며 공격력을 인정받았고, 시몬스는 2014·2015년 메이저리그 올해의 수비상을 받은 유격수다.
2016년 25홈런을 때린 2루수 요나탄 스호프(볼티모어) 등 탄탄한 내야진과 비교해 네덜란드 외야진은 이름값의 화려함이 덜 하다.
2013년 일본프로야구에서 60홈런을 폭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한 블라디미르 발렌틴 정도가 눈길을 끈다.
메이저리그 특급 마무리 켄리 얀선(다저스)은 WBC에 불참하거나, 참여하더라도 적어도 2라운드 이후 가능하다는 전망이어서 네덜란드 대표팀에 아쉬움을 준다.
중남미 국가들도 메이저리그 스타 선수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여 WBC에 출격한다.
'작은 거인'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베네수엘라 대표팀 2루수다.
알투베는 2014∼2016년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최다 안타를 기록했고, 2014·2015년에는 리그 도루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20홈런-20도루까지 달성한 '만능맨'이다.
푸에르토리코에는 오승환의 파트너로 익숙한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세인트루이스)가 있다. 프란시스코 린도어(클리블랜드), 카를로스 벨트란(휴스턴) 등도 푸에르토리코를 대표한다.
2013년 우승팀인 도미니카공화국에도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강타자 아드리안 벨트레(텍사스), 2013년 WBC 최우수선수(MVP) 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를 비롯해 넬슨 크루스(시애틀), 매니 마차도(볼티모어), 호세 바티스타(토론토)도 도미니카 엔트리에 올라 있다.
2006년과 2009년 WBC 정상에 올랐던 일본은 세계 무대에서 자랑하고 싶었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가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해 실망에 빠졌다.
다르빗슈 유(텍사스) 등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WBC 출전을 고사했다. 일본 대표로 나서는 현역 메이저리거는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휴스턴)가 유일하다. 그러나 아오키는 2006·2009년 일본의 WBC 우승 멤버다.
kt wiz 주권을 영입해 눈길을 끈 중국은 은퇴한 좌완 빅리거 브루스 첸도 깜짝 발탁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400경기 82승 81패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하고 2015년 클리블랜드에서 은퇴한 첸은 파나마의 중국계 이민 3세로, 2006년과 2009년에는 파나마 대표로 WBC에 출전한 바 있다.
대만에는 메이저리거는 아니지만,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양다이강(요미우리 자이언츠), 천관위(지바롯데 마린스), 궈쥔린(세이부 라이언스), 쑹자하오(라쿠텐 골든이글스) 등 투수들이 한국 야구팬들에게 익숙하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