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부 3·1절 행사 이례적 불참…저녁 촛불집회 참석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직 시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정부 3·1절 기념 행사에 불참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공식적으로' 참석한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취임 이후 2012년을 제외하고는 지난해까지 매년 이 행사에 참석했다. 더욱이 행사가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 출연 기관인 만큼 박 시장의 불참은 이례적이다.
이 같은 불참 결정은 27일 오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침 낮 12시에 보신각에서 서울시 자체적으로 3·1절을 기념하는 '제98주년 3·1 운동 기념 보신각 타종식'이 열리지 않느냐"며 "서울시 행사에 더욱 충실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불참을 두고 서울시가 과거사 관련 사안에서 중앙 정부와 갈등을 빚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서울시가 3·1 운동 100주년에 맞춰 추진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이다.
서울시는 우리 헌법이 그 법통을 계승한다고 밝힌 임시정부의 위상을 고려해 기념관을 국립 시설로 짓는 게 마땅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국립 시설로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박 시장 역시 이달 8일 옛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임시정부 기념관은 마땅히 '국립' 시설로 운영해야 함에도 중앙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만에 하나 잘 되지 않는다면 서울시가 국민 모금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2019년 3월1일 이전에는 완공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시장은 2015년 말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밀실에서 이뤄진 만큼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라고 부정적 인식을 밝히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정부 3·1절 행사에 불참하는 대신, 오후 늦게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박 시장이 촛불집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달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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