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공무원시험 결과 미리 알려고 정부 사이트 해킹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신영희 판사는 여자친구의 공무원시험 응시 결과를 미리 알려고 한 남자친구 박모(24)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고 28일 밝혔다.
대학원생인 박씨는 지난해 10월4일 오후 5시40분께 공무원 선발 정보 사이트인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서 여자친구가 응시했던 2016년도 5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제2차 시험 합격자 명단을 빼돌린 혐의(정통망법 위반)로 기소됐다.
박씨는 첨단기술이 아닌 원시적인 방법으로 결과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명단 보안 관리도 허술한 편이었다.
인사혁신처는 애초 박씨가 해킹한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5일 오전 9시 사이트에 합격자 명단을 발표하기로 하고 명단을 4일 오후 사이트에 미리 올려둔 상태였다.
박씨는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접속한 후 이 사이트의 공지사항에 이미 게시됐던 2016년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최종합격자 명단의 첨부 파일 주소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 붙여넣기를 했다.
이어 그 주소의 파일 숫자 끝 번호를 계속해서 바꿔 입력해보는 방법으로 결국 합격자 명단을 내려받을 수 있었다.
박씨는 범해 당일 오후 5시55분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이 알아낸 합격자 명단을 내려받을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기재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신 판사는 "피고인은 여자친구의 합격 여부를 미리 알고 싶다는 개인적 욕망을 위해 국가정보통신망에 침입했고 나아가 타인의 관심과 주목을 받으려는 소아병적 생각으로 인터넷 게시판에 주소를 올렸다"고 질타했다.
또 "이런 무분별한 행위로 인해 큰 혼란이 야기됐고 공무원 선발 업무에 대한 신뢰가 추락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초범이고 자수했으며 진지하게 반성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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