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에 올린 포탄 사진에 경찰 출동…알고보니 조명탄 탄피

입력 2017-03-01 09:00
'일베'에 올린 포탄 사진에 경찰 출동…알고보니 조명탄 탄피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 40대 남성이 인터넷에 폭발물 사진을 올려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알고 보니 조명탄 탄피에 불과했다.

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는 '폭탄 인증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불발탄인데 신고하지 마라'라는 글과 함께 하얀색 81㎜ 박격포 포탄 사진이 게시돼 있었다.

게시자는 포탄 옆에 자신의 아이디를 손으로 적은 종이를 두는 '인증'까지 했다. 자칫 폭발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포탄을 일반 시민이 가진 셈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강서서 사이버팀 경관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곧바로 일베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고, 게시자 A씨(47)의 가입자 정보를 추적해 자택 주소를 알아냈다.

경찰은 지난 24일 A씨가 사는 경북 경산으로 향했다. 이들뿐 아니라 군 폭발물 전담반까지 군경 총 8명이 A씨 집에 들이닥쳤다.

군이 현장에서 감정한 결과 A씨가 가지고 있던 것은 포탄이 아니라 조명탄, 그것도 '알맹이' 없는 탄피에 불과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6년 전 경기 남양주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탄피를 발견해 보관해오다 일베에 자랑삼아 사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점유이탈군용물횡령죄에 해당하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도 불가능했다.

A씨는 "내가 괜히 쓸데없는 글을 올려서 먼 길 오시게 해 정말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탄피는 군 당국에 인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포탄은 물론 탄피도 마음대로 가져가면 죄가 될 수 있다"면서 "군용물을 발견하면 인근 군부대나 경찰서에 반드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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