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서방 관계 개선책이 우크라·조지아 영세중립국화?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으로 악화된 서방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양 진영의 경계 선상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등을 영세 중립화하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굳이 러시아를 자극하는 나토 회원국 확대를 추진하지 않고도 지역국들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부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한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권위주의적 러시아 지도부가 나토 확대를 문제의 근원으로 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립과 전쟁의 위험을 줄이기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중간 지역국들의 영세 중립화를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옛 소련 구성 공화국들인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이 나토 가입을 강행할 경우 그 지정학적 근접성으로 인해 서방과 러시아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현실적 대안으로 나토와 러시아가 새로운 다자간 안보협상을 통해 중간 지역국들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신 서방측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러시아의 유럽연합(EU) 가입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일단 나토 내부에서 논의를 시작한 후 중간 지역 해당국들을 포함하고 러시아와 공식 협상을 개시한다는 구상이다. 새 안보구조는 나토와 러시아가 조약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몰도바 등 기타 지역국들의 안전을 보장토록한다.
러시아는 이들 지역국으로부터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군대를 철수시키고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 크림 반도 문제는 러시아의 병합을 부인하거나 아니면 사안을 제쳐놓는 방안 등을 통해 우회한다.
'중립국'들은 정부 형태와 정치지도부, 외교관계, 경제 협력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 대신 러시아는 안보 관련 활동을 제외한 분야에서 EU에 가입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받는다.
몰론 러시아 측이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보장이 없다. 푸틴 대통령은 내부 지지 확보 상의 문제나, 강대국 재건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서방과의 분쟁 관계를 선호할 수 있다.
러시아는 옛 적대국들이 국경까지 다가오는 나토 확대에 심리적 모욕감을 느끼고 있으며 한편으로 경제적, 인구 수적인 면에서 압도적인 서방측에 대해 피해망상증에 시달리고 있다.
오핸런 연구원은 설사 러시아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서방측으로선 잃을 게 별로 없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강화라는 옵션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로선 이러한 대담한 제안을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