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 전도사' 프란치스코 교황, 전기차 탄다
伊일간 "교황, 평소 이동 수단으로 닛산 '리프' 이용키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평소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방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녹색 생활 실천에 나선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교황이 평시 이동 수단으로 일본 자동차회사 닛산에서 나온 전기차 리프를 타기로 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차는 교황이 작년 12월 80세 생일 때 독일 회사 베르무트 자산관리와 이탈리아 전기차 운영 스타트업인 드라이위(DriWe)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라 레푸블리카는 밝혔다.
교황이 이용하게 될 닛산 리프는 색상은 흰색으로 태양광 패널을 장착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1시간 만에 충전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이 전용차로 전기차를 타는 것은 환경보호에 대한 교황의 확고한 철학을 고려할 때 당연한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교황은 2015년 6월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라는 제목의 회칙을 통해 인류가 기술만능주의,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던지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화석 연료 사용으로 초래되는 지구 온난화와 식수 오염, 생물 다양성의 감소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나온 교황의 '환경 회칙'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또, 그해 12월에는 유엔이 파리 기후협정을 타결하는 데 막후 역할을 하고, 국제 사회에 협정의 실질적인 이행에 힘써 줄 것을 독려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교황은 작년 9월1일에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세계 기도의 날'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환경보호를 현행 가톨릭의 7개 자비 덕목에 추가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기차 이용에 이어 면적 44㏊에 거주자는 572명에 불과한 세계 최소국 바티칸 전체를 빠른 시일 내에 화석 연료에서 자유로운 청정 지역으로 만드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미 일반 알현 장소로 쓰이는 바티칸의 건물 지붕에 100명의 거주자가 쓰기에 충분한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 바 있다.
한편, 교황은 교황청 경내나 로마 시내 이용이나 단거리 이동 시에는 전기차에 오르고, 장거리 이동 등이나 충전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기존의 '포프 모빌'을 사용할 방침이다.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교황 전용 대형 차량 대신에 주로 준중형차인 10년이 넘은 포드 포커스를, 이탈리아 내 다른 도시로 이동 시에는 도요타 야리스 하이브리드 등을 이용해 왔다.
교황은 또 바티칸에서 열리는 일반 알현 등의 행사에서는 2007년식 메르세데스 벤츠, 현대 싼타페 등의 오픈 카를 타고 신자들과 만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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