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통' 양제츠 국무위원 방미…美와 정상회담 논의 '시동'(종합)
신화통신 "미 초청으로 방문"…트럼프·시진핑 회담 앞선 조율
北탄도미사일 도발·김정남 암살 사건 속 북핵해법 논의도 예상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 개최 논의를 위해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27일부터 이틀간 미국에 파견한다.
양제츠 국무위원은 주미 대사와 외교부장을 지낸 중국내에서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제츠 국무위원이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문한다고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루캉 대변인은 "양제츠 위원은 방미 기간 미국 고위 관료들과 만나 양자 관계와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제츠 위원은 이번 방문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날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신화통신은 양제츠 위원의 방미가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중국 고위 관료의 첫 방문이라면서 역사적인 미중 수교를 이뤄냈던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지 45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시사한 가운데 양제츠 위원의 방미는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논의 차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한 달여만인 지난 10일 시진핑 주석과 첫 통화를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며 중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으며 시진핑 주석 또한 미중 협력을 강조해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였다.
이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7일 독일 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틸러슨 국무장관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전화통화에 주목하고 양국 간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제츠 위원은 지난 21일 틸러슨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양국간 건설적 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확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얼마 전에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기로 했고 조기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양측 작업팀은 현재 고위급 교류와 관련한 일정에 대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고 양측은 중·미 관계와 공통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슈둥(賈秀東) 중국국제문제연구소 특별초빙 연구원은 "양제츠 위원은 미국 관료들과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논의를 나누겠지만 최우선으로 양국 정상 간의 전화통화로 조성된 양자 관계를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양국 정상회담은 양제츠 위원과 미국 관료들의 가장 중요한 논의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양제츠 위원의 방미 기간에 중국과 미국이 무역, 안보, 국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핵 문제와 기후 변화, 시리아 문제 또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근래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 등으로 북한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양제츠 위원의 이번 방미를 통해 미중 간에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한 논의도 오갈 수 있어 보인다.
이미 중국은 지난 18일 올해 북한산 석탄 수입 전면 중단 조치를 발표하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그(김정은)가 한 일에 매우 화가 났다"고 밝히면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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