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 선포' 남수단 엑소더스…올해만 3만여명 수단行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최근 기근을 선포한 남수단에서 올해 초부터 수만 명이 이웃 나라 수단으로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UNHCR)는 올해 기근을 피해 이웃국 수단으로 간 남수단인이 3만2천만여 명에 달한다고 이날 밝혔다.
UNHCR은 보고서에서 남수단의 "식량안보 상황이 향후 수개월 내에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에 따라 수만 명의 난민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수단 난민들은 보통 5∼7일을 걸어서 수단 국경에 도착한다. 이들의 90%는 여성과 어린이로, 탈진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심각한 영양실조를 앓는 등 대체로 건강도 좋지 않다.
앞서 지난 20일 남수단 정부는 "일부 지역이 기근 혹은 기근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오는 7월까지 인구 절반가량에 식량 접근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선언했다.
남수단의 기근 선포는 2011년 소말리아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소말리아에서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4월까지 25만명이 넘게 아사했다.
최근 세계식량계획(WFP)을 포함한 유엔기구들도 남수단에서 현재 10만명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으며, 향후 수개월 내에 100만 명이 기근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근 해소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UNHCR이 남수단 난민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에 요청한 1억6천665만 달러(약 1천888억원) 가운데 실제로 모인 돈은 필요액의 5%에 불과하다.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2013년 12월 살바 키르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 추종자 간 충돌로 내전이 발생, 지금까지 수만 명이 사망하고 적어도 2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식량 공급하는 농업이 완전히 파괴됐으며 농부들은 작물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식량 가격이 800% 이상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해져 일반인들은 기초 식량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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