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전 고종이 꿈꾼 나라…'대한제국'의 역사를 만나다
국립고궁박물관, '대한제국실' 재개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운궁(慶運宮, 오늘날 덕수궁)에서 시작해 환구단까지 길가 좌우로 각대 군사들이 질서 정연하게 배치됐다. (중략) 어가 앞에는 태극 국기가 먼저 지나갔고, 대황제는 황룡포에 면류관을 쓰고 금으로 채색한 연(輦, 가마)을 탔다."
1897년 10월 12일 고종은 500여 년간 지속한 조선의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스스로 황제가 됐음을 알렸다. 이는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자주적으로 근대화를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황제국가인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맞아 6개월간의 보수 공사를 통해 새롭게 단장한 '대한제국실'을 28일 재개관한다고 27일 밝혔다.
개편된 대한제국실은 기존보다 면적이 30% 넓어졌고, 대한제국의 근대화 노력뿐만 아니라 당시 황실의 생활상을 조명한 점이 특징이다.
전시 공간은 '황제와 제국의 탄생', '대한제국 황궁, 경운궁', '대한제국 황실 가족과 생활문화' 등 3부로 구성된다.
유물은 대한제국 선포를 준비하는 과정을 기록한 책인 '대례의궤'(大禮儀軌, 보물 제1901-3호)를 비롯해 황제가 사용한 인장인 '국새 황제지보'(보물 제1618-2호), 명성황후를 황후로 추존할 때 올린 금빛 어보인 '금보', '영친왕 예복' 등이 전시된다.
또 경운궁의 정전(正殿)인 중화전과 서양식 건축물인 석조전 일부를 재현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임소연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전시 유물이 늘어났고, 조명과 설비도 교체해 전시실이 쾌적해졌다"며 "덕수궁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인 '대한제국 황제의 꿈'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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