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욕심 없다"던 손아섭, 쿠바 평가전서 '만점 활약'

입력 2017-02-26 17:44
수정 2017-02-27 11:41
"주전 욕심 없다"던 손아섭, 쿠바 평가전서 '만점 활약'

1차전 홈런에 이어 2차전 4안타·2타점 맹활약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말 그대로 '만점 활약'이었다.

손아섭(29·롯데자이언츠)이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맹타를 휘둘러 한국에 승리를 안겼다.

그는 26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차 평가전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평가전이기 때문에 최우수선수(MVP)를 따로 선정하지 않았지만, 손아섭은 2차례 경기의 MVP로 뽑히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전날 1차전에서는 5-1로 앞선 6회 비거리 120m 솔로포를 터트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손아섭은 팀의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메이저리거 외야수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대신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최근 "대표팀에서는 주전 욕심이 없다. 어떻게 하면 나라에 도움이 될까만 생각한다"고 자신을 낮췄지만, 막상 평가전에서 내로라하는 선배들 이상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날 2차전에서 손아섭은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후 쿠바의 우완 선발투수 블라디미르 바노스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쳤다.

대표팀의 첫 안타였다.

후속타 불발로 진루하지 못한 손아섭은 0-2로 뒤진 5회초 선두타자로 나왔고, 바노스를 공략해 타구를 유격수와 좌익수, 중견수 사이에 뚝 떨어뜨렸다.

손아섭은 2사 후 이용규의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 때 홈을 밟는 데 성공했다.

6회말 1점을 내주고 1-3으로 맞은 7회초는 한국의 '빅이닝'이었다.

6득점을 올린 '빅이닝'의 시작과 끝이 손아섭이었다.

그는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을 뚫는 2루타를 쳐냈다. 이후 양의지의 내야 안타 때 유격수의 송구 실책으로 득점을 올렸다.

추격과 역전의 시동을 건 득점이었다.

후속 타자들이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은 5-3으로 역전했고, 타순이 한 바퀴 돌면서 손아섭은 2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우완 미겔 라에라의 3구째를 공략해 3루 주자 허경민, 2루 주자 오재원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손아섭은 9회초 2사 후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대표팀은 7-6으로 승리했다.

손아섭이 다음 달 6일 시작하는 2017 WBC 1라운드에서 주전으로 선발 출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컨디션을 잘 유지하면 주전이 아니라 대타나 대주자로 나서더라도 대표팀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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