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토론회 반발 속 2박3일 호남行…"호남소외 해결해야"
휴일 공개일정 없이 '정중동'…안희정측과 토론회 공동대응 검토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텃밭인 호남 방문에 나선다.
'선의 발언' 파문 등에 따른 안희정 충남지사의 상승세 제동과 맞물려 자신의 지지율이 반등하는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당 대선후보 경선의 첫 격전지이자 승패의 가늠자라 할 수 있는 야권의 심장부에 공을 들이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호남 방문 사실을 알린 뒤 헌법 제10조의 평등권 조항을 거론, "많은 분들이 '호남은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하면 심화됐지,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부부처와 핵심 권력에 호남 사람이 없다. 호남인물의 등용 배제는 다음 세대까지 절망시킨다'고 말한다"며 이른바 '호남 홀대론' 정서를 자극했다.
이어 "오랜 역사 속에서 차별과 소외로 점철된 호남의 문제는 다음 대통령이 꼭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성남에서도 과거 기존 시가지와 분당신도시 주민들의 경제적, 정서적 갈등이 있었지만, 이런 경제적, 정서적 갈등을 봉합하고 성남을 '기업하기 좋은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변모시켜 누구나 이사 오고 싶은 복지도시로 발전시킨 경험이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디서, 누구라도 좋다. 호남에 대해서 이야기해달라"며 "이재명은 경청한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해결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첫날인 27일 광주시당 장애인위원회 및 여성위원회 발대식 참석과 정책 기자회견, 중소상공인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하는 한편으로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군이 헬기에서 쏜 것으로 추정되는 탄흔이 발견된 전일빌딩 앞에서 광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문제에 대한 입장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어 28일에는 이낙연 전남지사와 간담회를 갖는 데 이어 화재 피해를 본 여수 수산시장을 방문하고 다음달 1일에는 광주 독립운동기념탑 참배, 광주 무등산 노무현길 탐방 등의 일정을 마친 뒤 상경,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이 시장은 휴일인 이날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는 골목상권 침해" 등의 글을 올리며 SNS 활동을 이어갔지만 공개 일정 없이 비공개 정책 스터디 일정 등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 선관위가 총 9차례에 걸친 후보자 토론회를 열기로 결정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선고 전에는 한 차례만 개최하기로 한데 대한 '무언의 항의' 표시의 뜻도 담겨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이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글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등을 통해 "김대중과 노무현의 핏줄은 토론해야 한다"며 "탄핵 때문에 토론이 어렵다고 하는데, (예비후보들이) 다른 선거운동은 다 하고 있으면서도 유독 국민에 가장 필요한, '선거의 꽃'이라는 토론을 회피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바 있다.
이 시장측 핵심 관계자는 "다른 행보는 다 하면서 토론회는 탄핵에 집중해야 해서 못한다는 게 얼마나 위선적이냐"라며 "토론회 문제와 관련해 안 지사측과 공동대응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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