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탄핵심판 최후변론 'D-1'…브레이크 없는 대충돌
대통령측 연기·위법성 거론…80일 달린 탄핵열차 '정차냐 파국이냐'
대통령 직접 출석 가능성은 안갯속…재판관 신변 위협에 경계 강화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마지막 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탄핵열차는 숱한 난관을 헤치고 종착지를 향해 80일간 달려왔지만 최근 대통령 측의 일정 거부 가능성과 재판관에 대한 신변 위협이 감지되는 등 막판 '탈선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헌재 안팎에 따르면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 등 재판관들은 휴일인 이날 청사로 출근해 27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최종변론 기일 대비 상황을 총점검한다.
국회가 제출한 297쪽 분량 최종의견서 등 탄핵 사유에 대한 심리와 함께 박 대통령 직접 출석을 가정한 재판 진행 방식 등도 확정 짓는다.
애초 헌재는 23일까지 양측에 최종의견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박 대통령 측은 시간이 부족하다며 현재까지 내지 않은 상태다.
일부 대통령 대리인은 대법원이 이 권한대행 후임을 지명하겠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현재가 현 '8인 체제'로 심판을 선고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대통령 측에선 헌재가 이 권한대행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 선고를 위해 '날림·편파 재판'을 해온 만큼 일방적으로 지정한 최종변론 일정을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헌재는 앞서 최종 변론기일을 27일로 못 박으며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출석하지 않는 등 돌발 변수가 생기더라도 예정대로 기일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 측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는 전날 '태극기 집회'에서 "조선 시대도 아닌데 복종하라면 복종해야 하느냐"며 결론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런 만큼 박 대통령이 최종변론 기일에 직접 출석할 가능성은 점점 더 안갯속으로 묻히고 있다.
애초 법정 '최후 진술'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했던 박 대통령 측은 국회와 재판관의 '송곳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헌재 방침에 따라 고심을 거듭하는 상태다.
대리인단이 재판관 기피신청·추가변론 재개·심판 중단 등을 주장하는 점을 고려할 때 대통령의 27일 출석 가능성은 적다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탄핵심판 종결이 가시화하면서 헌재 청사 안팎은 혹시 모를 물리적 위협 가능성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하고 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삼엄한 경계태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정 재판관을 겨냥한 원색적 비판이 이어지며 재판관별로 개인화기로 무장한 경찰 2∼3명이 추가 투입돼 24시간 밀착 경호에 들어갔다.
경찰은 전날 박 대통령 지지자들의 온라인 카페에 이 권한대행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입건하기도 했다.
'심판의 날'이 가까워질수록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헌재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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