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결산] ③ 한국 스키, 이상호로 시작해 정동현으로 끝낸 '金빛 활강'
이상호, 스노보드 사상 첫 금메달+2관왕 달성
김마그너스, 남자 크로스컨트리 최고의 금메달
정동현, 한국 스키 최초로 2연속 동계AG 우승
(삿포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스키는 제8회 동계아시안게임을 통해 '희망'을 발견했다.
금메달 4개로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타이를 기록한 한국 스키는 금메달 종목을 다양화해 단단해진 저변을 자랑했다.
이번에 한국 스키가 금메달을 목에 건 종목은 스노보드와 크로스컨트리, 알파인 스키다.
이상호(22·한국체대)는 스노보드 알파인 회전과 대회전을 휩쓸어 대회 첫 2관왕에 올랐고, 기대주 김마그너스(19)는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크로스컨트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정동현(29·하이원)은 동계아시안게임 한국 스키 선수로는 최초로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노보드 간판' 이상호는 이번 대회 목표로 했던 2관왕을 깔끔하게 달성했다.
대회 개막일인 19일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고, 20일 회전에서도 우승해 '아시아 최강' 자리를 굳게 지켰다.
지난해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한 이상호는 한국 설상 종목 동계올림픽 첫 메달에 가장 근접한 선수다.
이미 국제대회에서는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여줬고,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아시아 무대가 좁다는 듯 금메달을 챙겼다.
젊은 나이에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병역 특례 혜택까지 받게 된 이상호는 명실상부한 한국 스노보드의 대들보로 자리했다.
김마그너스도 20일 스키 남자 크로스컨트리 1.4㎞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대에 부응했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노르딕 스키 종주국인 노르웨이에서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크로스컨트리를 접했다.
지난해 동계유스올림픽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마그너스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선수다.
보통 크로스컨트리 선수는 20대 중후반에 전성기를 맞이하는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던 김마그너스도 이번 대회를 통해 내년 평창에서의 메달 가능성을 키웠다.
김마그너스는 금메달을 따고는 "평창 메달은 기적이지만,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알파인 스키 에이스 정동현도 명불허전이었다.
지난해 알파인 월드컵에서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2개 대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던 정동현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완숙한 기량을 뽐냈다.
25일 열린 알파인 스키 남자 회전에서 자신의 주 종목답게 안정적인 활강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슈퍼 복합(슈퍼대회전+회전) 우승을 차지했던 정동현은 한국 스키선수 첫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더불어 정동현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목표였던 15번째 금메달을 챙겨 더욱 뜻깊었다.
정동현은 연습 기록만 놓고 보면 세계 정상급 선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큰 경기에서 제 기량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챙긴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한국 스키가 배출한 은메달, 동메달도 하나같이 의미 있다.
김현태(27·울산스키협회)는 알파인 스키 대회전과 회전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권이준(20·대한스키협회)도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전설 이채원(36·평창군청)도 은메달을 추가했고, 강영서(20·한국체대)는 알파인 스키 여자부 대회전과 회전 동메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