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北외교관 현광성도 체포영장 신청 가능"…압박 강화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해 온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북한 외교관에 대해 체포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압둘 사마 맛 셀랑고르 지방 경찰청장은 25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대사관 소속 현광성 2등 서기관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규정에 따라 출석통지서를 발송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통지서를 받고서도 그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법원에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다음 단계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22일 현광성과 북한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등 2명을 김정남 사건 연루자로 지목하고, 북한 대사관 측에 이들에 대한 수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해 왔다.
다만, 현광성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여부는 외교관 면책특권으로 인해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3일 이와 관련해 현광성에게는 면책특권이 있지만, 김욱일은 그렇지 않다면서 김욱일이 수사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처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셀랑고르 지방경찰청장이 현광성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을 언급한 것은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 온 북한대사관 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고 숨졌으며, 말레이시아 경찰은 직접 공격을 가한 여성 피의자 두 명과 북한 국적 화학전문가 리정철 등 3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주범 격인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은 공격 직후 출국해 도주했지만, 현광성과 김욱일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다른 북한 국적자 3명은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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