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쐐기골' 김원중 "일본전만큼은 지지 말자고 다짐"

입력 2017-02-24 21:46
[아시안게임] '쐐기골' 김원중 "일본전만큼은 지지 말자고 다짐"



(삿포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공격수 김원중(32·안양 한라)에게는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골이었다.

한국은 24일 일본 삿포로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2차전에서 일본을 4-1로 격파하고 일본전 3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2-0으로 앞선 3피리어드 들어 일본의 공세에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골리 맷 달튼의 선방으로 위기를 힘겹게 넘긴 한국은 12분 4초에 터진 김원중의 쐐기 골로 한숨을 돌렸다.

김원중은 실업팀 동료이기도 한 수비수 김원준(안양 한라)의 중거리 슬랩샷을 문전 앞에서 방향만 살짝 틀어 한국의 이날 경기 3번째 골을 장식했다.

경기 후에 만난 김원중은 "박용수(미국명 리처드 박) 코치님 지도로 수비수들이 멀리서 쏠 때 퍽의 방향을 바꾸는 연습을 많이 해왔다"며 "들어가려다 보니 들어간 것 같다. 김원준이 워낙 슛을 잘 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백지선 감독님이 2014년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골을 넣은 것이라 저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골"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3~4라인에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역할을 주로 해왔던 그는 이날 전격적으로 팀의 득점을 책임지는 1라인에 투입했다. 백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셈이다.

한국은 지난 22일 카자흐스탄전에서 0-4 참패를 당해 목표했던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수확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경기 내용도 워낙 졸전이었던 터라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평창 붐업'을 일으키려던 계획도 수포가 됐다.

하지만 한국은 이날 '숙적' 일본을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작은 희망을 선사했다.

김원중은 "카자흐스탄전에서 선수들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완패였다"며 "경기 끝난 뒤 분위기가 안 좋았지만, 일본전만큼은 져선 안 된다고 선수들끼리 다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선수들 모두 오늘 아침 훈련 때부터 분위기도 좋았고 컨디션도 좋았다. 그래서 좋은 경기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게다가 지난 2차례 맞대결에서 일본을 모두 이겼던 터라 질 것 같지 않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 자신감이 경기에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일본은 이번 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꾸렸다.

지난 두 차례 맞대결과는 전력 자체가 크게 업그레이드됐지만 한국은 이런 일본에 완승하며 일본의 금메달 꿈에 찬물을 제대로 끼얹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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