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팔자'에 뒷걸음…2,100선 내줘(종합)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하락
아모레퍼시픽 저가매수세로 30만원대 회복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코스피가 24일 2,100선 아래로 물러났다. 외국인들이 '팔자'로 돌아서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이 동반 하락하면서 뒷걸음질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51포인트 내린 2,094.1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 1년 7개월 만에 2,100선에 올라선 뒤 박스권 탈출을 노렸으나 나흘 만에 다시 2,090대로 떨어졌다.
앞서 4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오던 지수는 전날보다 1.20포인트(0.06%) 내린 2,106.43으로 출발해 2,100선 중반에서 약보합세를 이어가다 내림 폭을 키웠다. 장중 한때 2,090.05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외국인이 장 초반 매도우위로 돌아선 뒤 1천226억원어치를 내다 팔아 지수를 끌어내렸다. 앞서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끈 바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66억원과 672억원을 순매수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T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성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약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 수출주의 상승 탄력도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안 등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23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4.72포인트(0.17%) 상승한 20,810.32에 마감해 10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장중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0.04%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0.43% 내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주가 상승을 이끈 요인 중 하나였던 인프라 투자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와 트럼프의 국경세 관련 발언도 외국인 수급에 악영향을 줄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삼성전자(-2.45%)와 SK하이닉스[000660](-5.38%) 등 대형 IT주들도 동반 약세를 보여 지수 하락의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내달 미래전략실 해체 등 연일 불거진 악재에 이틀째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 경쟁 격화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포스코(-4.11%), LG화학[051910](-1.06%) 등 수출주들을 비롯해 자살보험금 미지급으로 영업정지와 대표이사 제재 등 중징계를 받은 삼성생명[032830](-0.47%) 등도 내렸다.
이에 비해 아모레퍼시픽[090430](6.40%)은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사흘 만에 반등, 30만원대를 회복했다. 현대차[005380](1.37%), 삼성물산[028260](0.81%), 현대모비스[012330](0.58%), 한국전력(0.46%) 등도 소폭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82%), 의약품(1.38%), 섬유·의복(0.95%), 화학(0.51%), 전기가스업(0.48%), 운송장비(0.48%), 기계(0.38%) 등이 올랐다.
철강·금속(-4.87%), 전기·전자(-2.64%), 의료정밀(-1.25%), 증권(1.19%), 제조업(-1.12%) 등은 하락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는 매수우위, 비차익거래는 매도우위였고 전반적으로 682억4천만원 순매도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전체 거래량은 3억7천83만9천주, 거래대금은 4조8천72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2포인트(0.15%) 내린 614.75로 장을 종료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1.68포인트(0.27%) 오른 619.35로 개장해 횡보하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넥스시장에서는 110여개 종목이 거래됐고 거래량은 7만8천여주, 거래대금은 9억원가량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나흘 연속 하락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5.8원 떨어진 1,131.5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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