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일문일답 "4대그룹도 전경련 필요성 공감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김동현 기자 = 권태신 신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24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기업인들의 의견 전달 통로인 전경련이 환골탈태해서 국민의 기대에 맞는 방향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능력이 안 되지만 부회장을 맡았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금 정치의 계절을 맞아 기업이 잘되는 이야기보다 어떻게 하면 기업을 힘들게 할지 이런 쪽으로 (논의가 흘러)가는 게 걱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부회장은 "늦어도 다음달 혁신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안을 만들겠다"며 "(탈퇴한) 4대 그룹도 언젠가는 전경련의 필요성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질의응답 주요 내용.
-- 외부 혁신위원 구성과 혁신안 발표 시기는.
▲ 혁신안은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저희의 단호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발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장단에서 어제 오후 5시에 갑자기 저를 불러서 갔는데, 혁신위를 만들고 회장님들이 직접 혁신위원회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 명망 있는 분들을 모셔서 객관적, 중립적이고 미래를 내다보는 의미에서 혁신위를 구성해야 하니 다음주 중에라도 (출범하려 한다). 현재도 일부 접촉 중인데 어떤 분을 추천해도 또 그분이 안한다고 할 수도 있다. 최대한 빨리 외부 혁신위원을 모셔서 저희들이 대외 용역을 받은 안도 있으니, 혁신위원들이 모여서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혁신안을 만들도록 회장에게 건의하겠다.
쇄신안 발표 시기는 혁신위가 정할 문제이지만, 저는 최대한 빨리 하자고 건의할 것이고 제 희망으로는 적어도 3월 안에 빨리 나와야 하고, 더 빨리 해야 좋지 않을까 하는 걸 건의할 생각이다. 결론은 혁신위, 회장단에서 결정해야 한다.
-- 회계법인에서 받은 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 구체적인 내용을 몰라 답하기 어렵다. 다만 혁신안은 혁신위가 최종 확정하는 거라 실무적으로 독립된 연구용역 회사, 회계법인에서 받은 걸 기초로 혁신위원회가 결정할 사항이다.
-- 4대 그룹 탈퇴했는데 돌아오게 할 계획이 있나. 혁신안에 지금 사태를 유발한 사람들의 처벌하는 방안도 담겼나.
▲ 4대 그룹 문제는 그분들이 알아서 판단하시는 거니까 제가 여기서 이렇다저렇다 할 상황은 아니지만, 각국의 경제협력은 정부만 하는 게 아니고 정부보다 영향력 있고 필요로 하는 게 기업들 간의 모임이다.
전경련이 이름이 바뀌든 어떻든 한국이 대외의존도가 80%인 나라인데 각국과 협력에 있어서 다른 조직보다 특화되고 능력 있고 업적도 있다. 다른 나라들을 보면 대외경제 협력 때 늘 기업인들의 의견을 듣는데 전경련이 환골탈태해서라도 기능이 유지돼야 대외경제 협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4대그룹도 언젠가는 전경련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다.
처벌은 제가 얘기할 상황은 아니고, 어차피 다 우리나라 같은 독특한 정치 사회적 현상 아래 어쩔 수 없이 일어난 문제들인데,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 유임한 허창수 회장이 최순실 사태 당시 회장으로 쇄신 대상이기도 한데 과연 제대로 쇄신할 수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 지금 저희가 나아갈 방향은 전경련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 전체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들이다. 무슨 일만 생기면 기업에 모금을 하고, 조세나 세금, 법정 부담금 외에 준조세가 제일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관행적으로 하다가 생긴 문제가 전경련 문제였다. 회장이 말했듯 앞으로 정경유착을 절대 끊고 회계와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본 역할 자체를 싱크탱크를 강조하면서 회원사 간 친목 도모와 국제협력으로 가져가면 그런 우려가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4대 그룹 탈퇴로 회비가 줄었는데 예산 편성은 어떻게 했나.
▲ 저희가 부채를 갖고 운영할 순 없으니 줄어든 데 맞춰서 경비절감도 하고 구조조정도 하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추가로 회비 증액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미 사회협력회계도 없앴고 조직을 슬림화하려 한다.
-- '독특한 정치적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이라 했는데 전경련의 잘못이 아니라는 뜻인가.
▲ 독특한 정치 경제 상황은 저보다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것이다. 선진국에 많이 살았지만 우리나라처럼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처음 있는 문제다. 그 과정에서 전경련이 관여됐다는 것은 회장도 진심으로 사과했고, 앞으로 정경유착 안하고 환골탈태한다고 했는데 그 입장에 변함 없다.
-- 허창수 회장에게 어떤 주문을 받았나
▲ 원래 전경련 사람이 아닌 저에게, 조금 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람에게 맡으라는 건 혁신안을 언론과 국민 눈에 맞게 하라는 뜻 같다.
-- 이번 사태로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통로'라는 이미지가 생겼는데 앞으로 궁극적으로 어떤 단체로 거듭날 건가
▲ 경제발전 초기에는 기업에 저금리 특혜 등 정책금융을 전략적 산업에 줘서 그때는 정경유착이라는 말이 어느정도 맞았지만 20~30년 전부터 우리나라 많은 기업이 글로벌 기업이 됐다. 그런 글로벌 기업에 국내의 잣대로 정경유착을 이야기하는 건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다.
제일 약한 게 기업이다. 정경유착이라고 해서 주고받는 큰 게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우리 기업이 원하는 건 노동개혁하고 규제개혁하고 투자하기 좋은 나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 하는 게 중요하지 정경유착을 원하는 기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전경련은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확고하게 정경유착과 단절하겠다고 명시한 것이다.
-- 이승철 전 부회장의 퇴직금 논란이 있다. 회장단에서 향후 조치할 건가
▲ 이 부회장 문제는 회장단에서 결정할 문제다.
-- 회장단 구성원에 공백이 많은데.
▲ 이번에 회장단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많은 회장이 전경련에 대한 애착이 있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최근 상황 때문에 몸조심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안 나섰지만 이번에 혁신위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회장들이 적극적으로 바쁜 시간에도 계속 나와서 말씀해주시는 것을 봤다. 앞으로 회장단 회의가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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