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 66% "정치발언 나오면 아카데미상 안 본다"

입력 2017-02-24 05:00
트럼프 지지자 66% "정치발언 나오면 아카데미상 안 본다"

아카데미 시상식 '정치화' 우려…지지자 간 인식차 '현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영화계 최대 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을 놓고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지자 간 현격한 인식차를 보여준 여론조사가 나왔다.

미 엔터테인먼트 매체인 할리우드 리포터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의 66%는 "이번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면 TV를 아예 꺼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클린턴 지지자 중에서는 19%만이 수상자들의 정치적 발언에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이달 초 여론조사기관 NRG와 함께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각각 표를 던진 400명씩 모두 800명을 대상으로 이뤄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을 시청하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지지자 중에서는 66%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지지자에서는 79%가 "시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의 44%는 "배우들의 수상 소감이 너무 정치적”이라고 적의감을 드러냈다. 반면, 클린턴 지지자의 43%는 "배우들의 정치적 발언이 확대돼야 한다"고 대조를 보였다.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 '전초전'인 지난달 8일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시종 '트럼프 성토장'이었다. 평생 공로상을 받은 메릴 스트리프를 비롯해 수상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잇달아 비난했다.



실제로 할리우드 영화계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트럼프 디스'(Diss·상대를 비난한다는 힙합계 용어)가 유명 스타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도 쌍둥이를 임신한 만삭의 디바 비욘세가 "모든 인종의 모든 아이를 위해 원하는 무엇"이라는 수상 소감으로 트럼프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팝스타 케이티 페리와 베테랑 힙합그룹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는 '저항'을 외치며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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