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트럼프' 빌더르스 '주춤'…여론조사서 지지도 하락세
PVV, 150석 중 24~28석 예상…연말보다 6석 줄어 제1당 '빨간불'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내달 15일 실시되는 네덜란드 총선을 약 3주일 앞둔 가운데 그동안 파죽지세 기세였던 극우파 포퓰리스트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이끄는 자유당(PVV) 지지도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내 전문기관(I&O 리서치, 입소스, TNS NIPO, LISS 패널 등)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해 발표하는 '폴링 인디케이터(polling indicator· Peilingwijzer)'에 따르면 PVV는 이번 총선에서 24~28석, 마르크 뤼테 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VVD)은 23~27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네덜란드 영어신문인 'NL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모두 150명의 하원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현재 PVV는 12석, VVD는 40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동안 PVV 지지도가 올라 내달 총선에서는 PVV가 VVD를 제치고 제1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특히 PVV를 이끄는 '네덜란드의 트럼프' 빌더르스 대표는 집권하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해왔고, 반(反)이슬람·반(反)난민 수용을 주장해 논란이 돼왔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데 이어 올해 '선거의 해'를 맞은 유럽에서 처음 실시되는 네덜란드 총선에서 PVV와 포퓰리스트인 빌더르스가 큰 반향을 일으킬 경우 4·5월 프랑스 대선과 오는 9월 독일 총선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돼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PVV의 지지도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PVV는 지난주만 해도 이번 총선에서 25~2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주일 만에 예상 의석수가 다시 줄었다. 지난 12월과 비교하면 PVV는 예상 의석수가 6석이나 줄었고, VVD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PVV의 지지도 하락에 대해 제1당이 되더라도 차기 정부 구성 때 PVV와는 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한 VVD의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I&O 리서치는 분석했다.
VVD 이외에 다른 주요 정당들도 현재 PVV와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PVV가 제1당이 되더라도 집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PVV 지지자들은 제1당이 되더라도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적은 정당에는 투표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물론 VVD의 이 같은 전략이 자신들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PVV와 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VVD에 투표할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VVD는 정책 내용상으로 볼 때 PVV와 매우 근접해 있어서 지지자를 잃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PVV와 VVD를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의 지지도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두 정당의 뒤를 이어 D66와 CDA가 16~18석, 그로엔링크스(GroenLinks)가 15~17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나머지 정당들은 15석 이하의 얻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네덜란드는 대표적인 다당제 정치체제로 이번 총선에 참여하는 정당이 모두 25개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집권에 필요한 76석을 차지하기 위해선 5~6개 정당이 연립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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