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잡나 안잡나' 부산지하철 농성장 폭력 수사 지지부진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지하철 시청역 내 부산지하철 노조 농성장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열흘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하다.
24일 부산 연제경찰서는 당시 가해자의 신원을 아직 특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분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 데다 폭력 사건 현장이 CCTV 사각지대여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동안 시청역 내외부의 CCTV 20여대의 영상을 확보한 뒤 5명 정도를 지목했지만, 이들이 누구이고 왜 현장에 있었는지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은 최근 시청역 개찰구의 교통카드 사용내역 조회를 위한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이 영장이 발부돼야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3시 20분께 보수 성향으로 추정되는 단체 회원 30여명이 부산지하철 시청역 내에 설치된 부산지하철 노조의 농성장 주변 광고판을 훼손했다.
현장에서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시민단체 간부는 이들 중 여성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들은 데 이어, 남성들에게 주먹으로 몇 차례 맞았다.
비슷한 시간에 부산시청 앞에서 국정교과서 관련 집회가 마무리된 상황이라 폭력을 행사한 이들이 이 집회에 참석한 회원들로 추정됐다.
부산지하철 노조와 시민단체는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수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증거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애초부터 가해자를 밝혀내고 처벌할 의사가 없었던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시민단체는 SNS 등에서 시민들로부터 당시 현장 영상이나 사진 제보를 받아 실체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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