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골리 신소정 "우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중국전에서 신들린 세이브로 3-2 역사적인 첫승 이끌어
(삿포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애국가가 나올 때) 눈물을 참으려고 애썼어요. 그런데 라커룸에서 선수들끼리 안으니까 눈물이 나네요."
한국은 23일 일본 삿포로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 4차전 중국전에서 슛아웃(승부치기)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3-2(1-1 1-1 0-0 0-0 <슛아웃> 1-0)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중국과 8번째 대결 만에 첫 승리의 감격을 맛보며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희망을 밝혔다.
모든 선수에게 의미가 컸지만 골리 신소정(27)에게는 더욱 특별했다.
신소정은 2007년과 2011년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 골리로 활약했다. 당시 한국은 중국에 각각 0-20, 0-10으로 참패했다.
2007년 당시 겨우 고등학생이었던 신소정은 이후 무섭게 성장했다.
그는 2013년 세인트 프란시스 자비에르 대학교에 스카우트돼 한국 아이스하키 선수로는 처음으로 캐나다 대학 1부리그에 입성했다.
지난해 졸업한 신소정은 같은 해 8월 미국여자프로아이스하키리그(NWHL) 뉴욕 리베터스와 계약에 성공하며 국내 선수 첫 미국 프로리그에 진출하는 기록도 썼다.
신소정은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이날 연장 선방쇼에 이어 승부샷에서도 중국의 10번째 슈팅까지 막아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신소정은 "큰 대회마다 매번 크게 졌던 중국에 처음으로 이겨 너무나 기쁘다"며 "선수들 모두 메달은 생각하지 말고 중국에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다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소정은 "사실 슛아웃 때 심장이 떨려서 우리 선수들 샷을 쏠 때는 뒤돌아선다"며 "그래야 다음 플레이에 영향을 안 준다.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한 퍽 한 퍽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21일 카자흐스탄에 0-1로 패하면서 메달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신소정은 "사실 카자흐스탄에 패한 뒤 힘들었다. 핑계일 수도 있지만, 일본전에서 너무 힘을 뺀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메달도 중요하지만, 중국을 이기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우리끼리 다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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