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라도 가야할 판"…일산서 17일만에 또 도로균열

입력 2017-02-22 17:51
"이사라도 가야할 판"…일산서 17일만에 또 도로균열

당국 "약하게 금 가 있던 상황…추가 도로침하 가능성 희박"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이달에만 벌써 세 번째네요, 이사라도 가야지 불안해서 못 살겠어요."

22일 오후 3시 20분께 경기도 고양시의 중심도로인 일산동구 백석동 요진와이시티 앞 중앙로에 길이 20m, 폭 3∼5㎝의 균열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그도 그럴듯이 지난 6일 이후 벌써 세번째다.



이날 사고 도로는 지난 6일 처음 균열이 발생했던 곳과 같은 곳으로, 지난번 사고가 난 뒤 아스콘을 덮어 복구를 했었지만 비가 내리면서 추가 균열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자 요진와이시티 주민인 이모 (55·여) 씨는 "연거푸 터지는 싱크홀과 도로균열에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면서 "이제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나 하는 걱정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 6일 처음 도로 꺼짐과 균열이 발생했을 때도 하룻밤 사이에 복구공사를 진행해 대충 공사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난주 터미널 앞 도로가 주저 않은 뒤 시와 요진측에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어 잘하나 했는데 오늘 또 도로에 균열이 나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요진 상가에 입점한 김 모(58) 씨는 "연이어 터진 사고로 손님들이 상가를 찾지 않아 매출이 줄고 있다"며 "오늘 또 도로에 균열이 생겨 주말에 손님들이 더 찾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손님이 당분간 줄어도 시와 요진 측에서 안전대책을 빨리 강구해 이런 사고가 재발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진와이시티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허 모(41) 씨는 "멀쩡하던 도로가 계속 갈라지고 꺼지는 걸 보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면서 "뉴스를 본 친척들이 몸조심하라고 연락이 꽤 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복구도 중요하지만 시민 안전이 우선"이라면서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 뒤 복구공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이날 사고로 인명피해나 2차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퇴근길 부분적으로 교통을 통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오늘 균열이 생긴 구간은 지난 6일 복구 공사를 진행하면서 지하에 고압선이 지나가 아스콘 포장공사를 못했던 구간"이라며 "당시에도 약하게 금이 가 있던 상황으로, 추가 도로 침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와 요진 측은 오후 6시부터 사고 구간에서 부분 교통통제를 하면서 균열이 간 도로에 빗물이 스며들지 않게 긴급 조처를 한 뒤 비가 그치는 내일 오전 응급복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일 요진와이시티 앞에서 업무시설을 짓기 위한 지하 20m의 터파기 공사 진행 중 중앙로 도로와 인도 균열이 발생했다. 지하수 침출로 인해 흙이 유실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지난 14일 오후에도 이 공사현장과 고양종합터미널 건물 사이 도로에서 길이 100m의 도로 침하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인도 펜스가 완전히 앞으로 휘어졌다. 14일 도로 침하는 지하수 유실에 대비해 물막이 공사를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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