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 中증시 투자 꺼린다…무역·환율갈등 탓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상당수의 글로벌 투자자들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중국 증시의 상승세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2일 보도했다.
MSCI 중국 지수는 올해 들어 21일까지 11.6% 올라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된 23개국 증시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기세를 이어 간다면 올해 중국 증시는 19%의 상승률을 보였던 2012년 이후 최고의 장세를 펼칠 전망이다.
그럼에도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확대를 미루고 있다. 이는 중국의 자본 이탈과 급증하는 부채 수준, 경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에 기인한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6.7%로 26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은행들과 그림자 금융권의 대출을 모두 반영하는 지표인 사회총융자는 지난 1월 5천45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중국 정부의 대출 억제 노력에도 전달보다 2배가 늘어난 것이다.
골드만 삭스 프라이빗 자산운용 그룹의 샤르민 모사바르 라마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이 향후 2~3년간은 글로벌 경제 충격의 가장 유력한 발원지"라고 말하고 중국의 부채 급증을 최대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모사바르 라마니 CIO는 1년 전에는 중국 경제가 2016년이나 2017년에 경착륙할 것으로 전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이 향후 3년간 금융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방권의 펀드들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지속된 탓에 지난해에도 중국 투자 비중을 계속 줄여나갔다. 투자자들은 2015년 212억 달러의 자금을 빼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90억 달러를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신흥시장 주식 펀드에는 지난해에 200억 달러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신흥국 경제의 성장률이 개선되고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은 결과다.
최근 중국 증시가 활황장세를 펼치고 있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새로운 변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을 위협하는가 하면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무역과 환율 정책을 둘러싼 글로벌 긴장이 높아져 금융시장에 전이된다면 중국 투자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 집중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8억1천500만 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을 포함하는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에 같은 기간 76억 달러가 유입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편 코플리 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1월말 현재 120개 대형 글로벌 신흥시장 펀드 가운데 18%만이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신흥시장지수보다 더 많은 비중의 중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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