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테슬라요건·상장주선인 추천' 특례상장제 도입
"적자기업도 OK"…'기술기업 모시기' 나서
스타트업 지원 인프라 구축…IPO주관사 평가제 실시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코스닥시장이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추고 성장 잠재력이 큰 기술 기업 모시기에 나섰다.
각종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상품을 다양화하고 상장 외국기업의 국적 다변화도 추진한다. 벤처 생태계를 위해 스타트업 지원 인프라도 구축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2일 여의도에서 '2017년 업무추진 방향'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4차 산업혁명 전환기를 맞아 기술주 중심의 역동적인 증권시장으로 진화하려는 전략을 담았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올해 코스닥시장 정책의 얼개를 '3대 발전전략·9대 핵심사업'으로 제시했다.
발전전략의 핵심은 코스닥시장의 진입장벽 허물기로 요약된다.
상장 문턱을 낮춰 잠재력이 큰 강소기업들을 국내외 불문하고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1월부터 도입한 이른바 '테슬라 요건'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적자기업도 미래 성장성이 있으면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종전에는 코스닥 상장 신청 자체가 불가능한 적자기업도 일정 수준의 시가총액과 성장성을 갖추면 상장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기술특례상장의 문을 기존 기술특화기업에서 사업모델의 성장성이 큰 기업에도 열었다. 상장주선인에 의한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도 시행된다.
이로써 일반상장(이익 실현 기업)과 특례상장(기술평가특례)으로 이원화돼 있던 코스닥 상장 방식은 올해부터 다섯 가지로 늘어나게 됐다.
거래소는 "산업특성 분석 등을 거쳐 많은 성장형 기업의 진입이 가능하도록 상장 문호를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장철학도 기존의 '진입심사'에서 '상장유치'로 전환해 우량 기술기업, 업종별 선도 기업, 4차산업 기업 등 특정 기업에 대한 상장유치활동을 공격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중국과 미국 등에 불과했던 상장 외국 기업들의 국적 다변화도 추진한다.
거래소는 싱가포르(3월), 영국(4월), 미국(6월), 베트남·인도네시아·호주·독일 등(이상 하반기) 등에서 각각 상장유치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외국인과 기관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투자상품 라인업도 대폭 늘린다.
간접투자상품인 코스닥150 섹터 상장지수펀드(ETF)의 다양화는 물론 배당, 변동성과 관련한 테마 ETF를 개발해 투자수단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레버리지 인버스 ETF' 등 고위험·고수익형 상품도 조만간 도입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을 돕는 인프라도 강화한다.
거래소는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인 '스타트업 팜 시스템(Start-Up Farm System)'을 구축해 기업에 대한 통합 육성지원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할 방침이다.
소위 벤처생태계의 선순환을 도와 코넥스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어지는 상장 활력을 더욱 키우려는 전략이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투자자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도 제시했다.
불성실 공시행위에 대한 관리와 예방 활동을 강화해 투자자 피해를 사전에 막는 것이 핵심이다.
호재성 유상증자 공시 이후 정정공시를 반복한 기업을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처벌 수위를 일부 높이기도 했다.
또한 기업공개(IPO) 시장의 건전성을 제고하고자 상장주관사를 사후 평가하는 시스템도 마련될 계획이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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