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열기에'…한국 순대외채권 4천억달러 첫 돌파

입력 2017-02-22 12:00
수정 2017-02-22 13:41
'해외투자 열기에'…한국 순대외채권 4천억달러 첫 돌파

순대외금융자산도 2천785억 달러로 사상 최대…단기 외채비중은 상승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민경락 기자 = 한국이 외국에서 받아야 할 채권이 갚아야 할 채무보다 4천억 달러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대외채권 증가는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에 도움이 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6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한국의 순대외채권은 4천34억 달러로 전년 말보다 789억 달러 늘었다.

순대외채권은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차액을 가리킨다.

작년 말 한국의 대외채권은 7천843억 달러로 1년 사이 638억 달러 늘었다.

대외채무는 3천809억 달러로 151억 달러 줄었다.

대외채권·채무는 만기와 금리가 정해진 대출금, 차입금, 채권, 무역신용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의 순대외채권이 4천억 달러를 넘어서기는 처음이다.

한국은 2000년 대외채권이 대외채무를 초과했고 순대외채권은 꾸준히 늘어 2013년 말 1천854억 달러, 2014년 말 2천538억 달러, 2015년 말 3천245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단기외채 비중은 소폭 상승했다.

전체 대외채무 3천809억 달러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는 1천52억 달로로 27.6%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3% 포인트(p) 올랐다.

단기외채 비중은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등과 함께 국가의 대외지급 능력을 측정하는 3대 지표로 꼽힌다.

만기 1년 미만의 회사채, 차입금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급격하게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

한은은 한국의 단기외채 비중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작년 9월 기준으로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한국의 단기외채 비율은 11위였다.

미국(29.1%), 중국(55.4%), 일본(73.5%) 등은 한국보다 높았다.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작년 말 28.3%로 1년 전과 같은 수준이다.



대외채권을 포함한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2천785억 달러로 2015년 말보다 740억 달러 늘었다.

대외금융자산(1조2천397억 달러)는 1년 동안 958억 달러, 대외금융부채(9천612억 달러)로 217억 달러 각각 증가했다.

한국은 분기 기준으로 2014년 9월 말 순대외금융자산에서 처음 플러스를 기록한 이후 순자산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 말 842억 달러, 2015년 말 2천45억 달러에 이어 최대치 기록을 또 경신했다.

문성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의 영향으로 해외 증권투자와 직접투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 등으로 경제에 불안한 상황이 발생하면 해외투자 자금이 충격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방향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라며 "외채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상수지 흑자로 확보한 자금이 국내에 충분히 투자되지 못하는 것으로 볼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2.4%로 2009년(-7.7%) 이후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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