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맥마스터 美국가안보보좌관, '정치 바람' 잘 견딜까?

입력 2017-02-22 12:32
'돌직구' 맥마스터 美국가안보보좌관, '정치 바람' 잘 견딜까?

원칙·소신파로 트럼프 측근들과 격돌 가능성

트럼프 정치파문 우려해 신뢰 유지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임명된 허버트 R. 맥마스터(55) 육군 중장은 초급장교시절부상급자 누구에게도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 인물로 유명하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처럼 옳다고 판단되면 주위의 만류를 아랑곳하지 않고 '돌직구'를 날려온 탓에 그가 NSC에 입성하면서 국방·안보에 문외한인 대통령 측근 인사들과 주요 이슈를 놓고 격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맥마스터는 육사를 나와 기갑 대위 시절인 1991년 걸프전 당시 불과 9대의 전차로 이라크군 탱크·장갑차 등 80여 대를 격파하는 신화적 전과를 올렸고 베트남전 수행 과정에서 백악관과 군 수뇌부의 문제점을 통렬히 지적한 명저 '직무유기'(Dereliction of Duty)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제임스 메티스 국방장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부군 사령관 등 미군 내 '학구파 전사'의 맥을 이어가는 맥마스터는 책 읽기를 싫어하고 즉흥적이며 예측 불허인 트럼프 대통령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NSC에는 직속상관은 아니었지만, 중부사령부 근무 당시 한참 상급자였던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등 군 '선배'뿐 아니라 논란의 인물인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안보 분야에 문외한인 측근 인사들이 포진해있어 이들과 '케미'가 어떻게 될지도 관심사다. 정치적인 경험이 없는 그가 바람 잘 날 없는 백악관의 정치 바람을 제대로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에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함께 근무한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총사령관은 백악관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맥마스터가 직면할 가장 큰 도전이 우선 NSC 참모진 구성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백악관 내의 권력 암투와 불분명한 지휘체계를 고려할 때 "현역 장교로서 맥마스터가 자신의 팀을 꾸리는 데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 아무런 재량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현 계급을 유지할 경우 지휘명령체계상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에서 함께 근무한 피터 만수르 예비역 육군 대장도 "백악관 내에서도 맥마스터는 소신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며 충돌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부사령부(CENTCOM) 부사령관을 지낸 존 앨런 예비역 해병대 대장은 맥마스터가 "탁월한 전략가이자 업적이 탁월한 기획가"라고 평가하면서도 NSC 인선 작업 과정에서 배넌 등 노회한 트럼프 측근들과의 마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엄격한 절제성을 갖췄으면서도 독립적인 사고방식과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바른 소리를 잘하는 맥마스터와 트럼프가 오히려 괜찮은 궁합이 될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육사 동기로 같은 기갑 장교 생활을 한 존 네이글 신미국안보센터(CANS)소장은 "당대 직업 장교들 가운데 가장 탁월하고 과감한 지휘관의 한 사람"이라며 "역사학자이자 전략가이기도 한 그는 늘 남들보다 세 걸음 앞서는 인물"로 평가했다.

네이글은 "맥마스터는 이념적이지 않고 헌신적인 인물들로 NSC 참모진을구성해 조직을 운영할 것이며 국가안보보좌관 역할에 걸맞은 도덕적 판단 기준 갖고 일할 것"이라며 맥마스터와 백악관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앨런 대장도 "배넌이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권한이 없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혼란하거나 난마처럼 얽힌 권한을 이유로 맥마스터처럼 유능한 인재가 또다시 물러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배넌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기 때문에 충돌을 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언론은 맥마스터가 현재 계급을 유지한 채 업무를 수행하려면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연방법에 따르면 맥마스터의 국가안보보좌관 임명은 상원의 인준이 필요 없지만, 그가 중장 계급을 달고 직책을 수행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그의 장성직을 임명하고 상원이 이를 인준해야 한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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