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이상화, 평창올림픽때까지 넘어야 할 과제 '마지막 곡선주로'
이상화,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연거푸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실수
부상 여파로 원심력 버티는 다리 힘 줄어든 듯
(오비히로<일본 홋카이도현> =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마지막 곡선 주로가 문제였다. 평창올림픽까지 남은 시간 동안 숙제를 풀어가겠다."
'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는 21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이상화는 '숙적'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같은 조에서 정면승부를 펼쳤는데,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추월을 허용하며 금메달을 내줬다.
사실 이상화가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문제점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월 초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 500m에서도 마지막 곡선 주로가 이상화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이상화는 마지막 곡선 주로를 돌 때, 자세가 약간 흐트러졌다.
결국 이상화는 간발의 차이로 고다이라에게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그는 "나 혼자만 알 수 있는 실수를 했다"라고 표현했다.
이상화가 실수를 연발하는 '마지막 곡선 주로'는 500m 종목에서 '마의 구간'으로 불린다.
500m 종목은 첫 100m 가속구간과 1코스 곡선주로, 2코스 직선주로, 3코스 곡선주로, 4코스 직선주로로 이뤄져 있다.
선수들은 2코스 직선주로에서 탄력을 받아 3코스 곡선주로에서 막강한 스피드로 반원을 돌게 된다.
빠른 속력으로 원을 돌아야 해서 실수가 많이 나온다.
21일 이상화-고다이라 경기에서 스타터(출발 총성 울리는 심판)를 본 제갈성렬 SBS해설위원은 "이상화가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너무 인코스로 붙어서 달리더라. 자세가 무너지면서 고다이라에게 역전을 허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조금이라도 원을 도는 거리를 줄이기 위해 안쪽 선을 따라 달렸는데, 이로 인해 스피드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세가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이상화 역시 "단 한 번의 레이스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욕심을 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제갈 위원은 "예전에는 이상화가 인코스로 바짝 붙어서 돌아도 괜찮았다. 버틸 수 있는 다리 힘이 강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올 시즌엔 이상화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무릎이 좋지 않아 원심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제갈 위원은 이어 "이상화가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골반이 바깥으로 빠지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이 점도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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