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한 헐크, 괴력의 왼발 중거리 슈팅…"승점 3 따서 기쁘다"(종합)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외국인 선수를 빼면 K리그 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중국 슈퍼리그의 상하이 상강이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헐크의 괴력 중거리 슈팅으로 FC서울을 꺾었다.
헐크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1차전 원정경기에서 선발 출전, 저돌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냈다.
잉글랜드 첼시를 지휘했던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감독이 이끄는 상하이는 이날 헐크를 비롯해 2012년 이 대회 결승에서 서울을 상대로 2골을 뽑아낸 엘케손,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미드필더 오스카르 등 정예멤버들로 선발진을 꾸렸다.
이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것은 지난 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에서 이적료 5천500만 유로(약 713억원), 연봉 약 2천만 유로(약 259억원) 조건에 상하이 유니폼을 입은 헐크였다.
헐크는 180cm 신장에 체중 85kg의 단단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한 저돌적인 돌파로 경기를 지배했다.
경기 초반 중국 선수들로 이뤄진 상하이 수비진은 수차례 서울 공격진에 뚫리면서 밀리는 듯했다.
좀처럼 상하이의 공격이 이뤄지지 않던 전반 10분 헐크는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아서 중앙까지 몰고 나온 뒤 직접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가 넘어지며 막아냈지만, 일방적으로 서울의 분위기로 흐르는 것을 막아낸 장면이었다.
헐크는 전반 25분 프리킥 찬스에서 직접 왼발슈팅을 때렸지만, 수비벽에 막혔고, 전반 38분에도 페널티 아크 전방에서 왼발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서울은 수비수들이 헐크를 거칠게 집중 마크하며 봉쇄하고자 했지만, 헐크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헐크는 후반 8분 중원에서 자신에게 연결된 공을 페널티 지역 전방에서 간결하게 왼발 슈팅했고, 이 공은 왼쪽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가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강력한 슈팅이었다.
상하이는 후반 12분 헤관이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처했고, 헐크를 제외한 대다수 선수가 수비로 내려섰다.
그러나 공격 진영에 혼자 남은 헐크는 전혀 서울 수비수 사이에서 밀리지 않으며 수차례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다.
수비진영에서 공을 차내면 헐크가 중원에서 잡아 서울 문전으로 돌파하는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특히 후반 28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5명 사이에서도 전혀 망설임 없이 돌파해 들어간 뒤 반대편 골대를 보고 슈팅까지 마무리했지만, 살짝 벗어나기도 했다.
서울이 헐크를 막지 못할 경우 조별리그 중국 원정전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헐크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힘든 경기였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만족한다"면서 "운동장 상태가 너무 안 좋아 힘들고 밸런스가 무너졌지만, 팀이 최선을 다했다. 승점 3점을 따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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