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대표소송제 도입땐 7천300여개사가 소송 대상"
상장사협, 상장법인 자회사 현황 분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다중대표소송제가 도입되면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 수가 최대 4.8배 늘어날 것이라고 21일 주장했다.
상장사협회는 15일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상장사의 피출자기업 현황을 조사해 개정안을 적용해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법인은 외국법인이나 기업인수목적 회사, 타법인에 출자하지 않은 회사, 금융지주회사 등을 제외한 1천518개였다.
이들 기업의 피 출자기업 수는 모두 1만3천967개로 법인 한 곳당 평균 출자기업 수가 9.2개사였다.
이를 토대로 상법 개정안을 적용하면 다중대표소송제 적용 대상이 되는 자회사는 2.4배∼4.8배로 늘어난다.
상장사협은 "소송을 당할 위험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다중대표소송제란 모회사의 주주가 불법행위를 한 자회사(손자회사 포함)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발의안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다르다.
상법 개정안 중 김종인 의원 발의안(모회사 지분율 50% 초과 자회사까지 다중대표소송 허용)이 통과되면 다중대표소송제 적용 대상 상장기업 자회사 수는 모두 5천514개사에 이른다. 이는 다중대표소송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준인 모회사 1천518개의 3.6배에 해당한다.
지분율 30% 초과 자회사까지 다중대표소송을 허용한 채이배·노회찬 의원 안이 통과하면 다중대표소송 대상기업은 4.8배인 7천312개사로 늘어난다.
상법 개정안을 수정해 미국과 일본처럼 모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좁히면 적용 대상기업은 2.4배인 3천616개가 된다.
상장사협은 현재 상법 개정안이 중소·중견기업에 부담된다며 코스닥협회, 중견기업연합회와 공동성명을 통해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상장사협 관계자는 "상장 대기업 1개사가 평균 24.5개의 피출자회사를 갖고 있고, 중견기업(8.2개)과 중소기업(4.2개)들도 상당수 보유해 이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며 "도입 여부 자체를 재검토하거나 도입하더라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100% 완전 자회사 등 한정 범위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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