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서울지하철 통합후 거대 노조 파업하면 교통대란 우려"
협의 요청에 의견 보내…서울시 "파업 필수유지인력 비율 상향"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국토교통부는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통합된 후 노조 측이 파업에 들어가면 교통대란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시는 올해 5월 양 공사를 통합한 서울교통공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통합에 대한 사전 협의 의견'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연말 서울시의 사전 협의 요청을 받고 이 같은 내용을 담아 회신했다.
국토부는 "거대 노조 형성에 따른 의견 불일치로 경영 혁신 곤란, 시민 불편 초래 등 부작용에 대한 리스크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추후 통합 공사의 거대 노조가 힘의 논리로 파업에 돌입할 시 대체 기관사 확보 곤란 등으로 교통대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 공사가 출범하면 파업 시 출퇴근하는 시민의 발이 묶이지 않도록 현행 60% 수준인 필수유지업무 수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는 양 공사 통합으로 중복 인건비를 절감하고, 절감액의 45%를 안전 분야에 투입해 안전 관련 예산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앞으로 10년간 2천136억원, 연간 214억원의 재무 효과도 기대한다.
국토부는 그러나 시가 공사 통합으로 마련하겠다는 안전 분야 재원은 지하철 노후시설 개량비 1조 6천억원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며, 안전 문제는 공사 통합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시가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강구해야 한다고 봤다.
또 재무 측면에서도 일시적인 통합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비교 대상이 없어 오히려 경영 효율화 동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가 통합 효과로 제시하는 연 214억원의 비용절감액은 2015년 기준 두 공사의 영업손실인 연 3천454억원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시는 국토부의 이 같은 의견에 대해 통합 이후에도 파업 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필수유지업무 비율을 상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쟁의 기간에 평일 기준으로 서울메트로 1∼4호선은 65.7%, 도철 5∼8호선은 79.8% 운영하게 돼 있다. 이를 가장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2호선 수준인 72%로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1∼4호선 수송량이 5∼8호선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필수유지업무 비율이 올라가는 셈"이라며 "이 같은 취지로 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노조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서울교통공사 5월 출범을 목표로 정관과 사규 제정, 조직과 인력운영 설계, 자산 및 예산 통합, 시스템 통합, 법적 절차 등을 4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안호영 의원은 "중앙정부가 노인 등에 대한 무임승차 지원을 해 주지 않는 것이 서울 지하철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국토부가 서울시의 추가 재정 지원 필요성을 지적한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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