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청 총경 사망 경위 의문…유족들 "자살할 이유 없다"

입력 2017-02-21 15:58
경기북부청 총경 사망 경위 의문…유족들 "자살할 이유 없다"

약물 오·남용 가능성에 무게…조직검사 등 2주 소요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소속 박모(53) 총경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박 총경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골절이 없으며 복용한 약물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는 1차 결과 내용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시신에서 골절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타살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잠정적으로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박 총경의 방 안에서 발견된 수면제 등 약물의 오·남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과수 측은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장기 조직검사와 독극물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결과 회신까지는 통상 2주가 소요된다.

그러나 약물 복용량을 추산한 검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현장에서 유서가 나오지 않아 박 총경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약을 먹었는지, 즉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유족들도 "(박 총경이)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오전 8시 40분께 관사인 의정부시 용현동의 원룸에서 박 총경이 의식 없이 누워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했다. 이 직원은 박 총경이 회의 참석을 앞두고 출근하지 않자 관사를 찾아 박 총경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박 총경의 입가에 핏자국이 있었으나 이는 119 구조대원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방 안에서는 소주 빈병 3병과 수면제 약통이 발견됐고, 약통에는 수면제 24알이 남아 있었다. 수면제는 박 총경이 지난달 불면증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 총경의 빈소는 서울 경찰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오는 23일 오전 9시 발인한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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