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채무위기 돌파구 열리나…獨재무 "EU-IMF 공감대"

입력 2017-02-21 00:42
그리스 채무위기 돌파구 열리나…獨재무 "EU-IMF 공감대"

유로존 재무장관, 브뤼셀서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해법 논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분할금 집행이 국제 채권단 간의 갈등으로 지연됨에 따라 가중된 그리스의 채무 위기에 해결책이 도출될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문제에 있어 "공동의 입장"에 도달했다며 양측이 곧 그리스로 돌아가 구제금융 교착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날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그리스의 주요) 채권단은 이제 공통의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실무단이 기술적인 임무를 위해 아테네로 돌아갈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원칙을 전제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해 그리스 3차 구제금융 분할금 집행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됐음을 시사했다.

그리스 채무 문제에 있어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히는 그는 아울러 IMF가 그리스 부채 탕감과 예산 목표 등 핵심 문제에 있어 유로존과 이견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리스 구제금융에 계속 참여할 것임을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독일 주간지 슈피겔도 지난 17일 IMF가 유럽의 기대치인 160억 유로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50억 유로의 금액을 그리스 3차 구제금융에 출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그리스의 채무는 지속가능하지 않고, 결국 폭발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보고서를 내놓은 IMF는 2018년부터 국내총생산(GDP)의 3.5%의 재정흑자를 달성하겠다는 그리스의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연금 삭감, 세수 기반 확대 등 추가 긴축 조치를 요구했다.

그리스가 향후 기껏해야 1.5%의 재정흑자를 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IMF는 아울러 EU가 그리스 채무 상당액을 경감하지 않으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이자 EU에서 가장 입김이 센 독일은 올 가을 총선을 앞두고 그리스에 빚을 탕감해 주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한편, IMF의 참여 없이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제공이 어렵다고 맞서며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추가 집행을 위한 채권단의 검토 작업은 수 개월째 교착에 빠졌다.

이런 와중에 그리스 정부는 2015년 7월 총 860억 유로에 달하는 3차 구제금융을 채권단과 합의할 때 요구받은 추가긴축 조치를 충실히 이행했고, 그리스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긴축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IMF에 저항,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까지 갔던 2015년 7월의 위기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됐다.

그리스는 오는 7월 유럽중앙은행(ECB)에 70억 유로의 채무를 상환해야 해 추가 구제금융 분할금을 채권단에서 받지 않으면 디폴트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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