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바둑협회, 논란 속 자체 아마 단증 첫 발행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대한바둑협회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아마추어 단증을 발행했다.
기존 아마추어·프로 단증을 발급해오던 한국기원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둑협회는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핸드볼경기장 경기단체회의실에서 하성봉 선수에게 아마 8단증을 수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용호·강영일·임동균·서부길·김수영은 아마 7단증을 받았다.
신상철 대한바둑협회장이 직접 이들에게 단증을 전달했다.
이전까지는 한국기원이 프로·아마 단증을 발급하고, 급증은 협회와 기원이 공동으로 발급해왔다.
협회는 30급부터 9단까지 아마추어 단·급증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한국기원이 인정하는 아마추어 단증은 최대 7단이다. 8·9단은 기존에 없던 단급이다.
한국기원은 전국대회에서 3회 이상 우승한 아마추어 기사에게 7단을 수여한다.
한국기원 측은 "8·9단을 인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단증 체계가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회는 하성봉에 대해 "세계대회 우승과 국내대회 최다 우승을 인정해 국내 최초 아마 8단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여류기사인 김수영에 대해서는 "세계페어대회 우승과 국내 여자랭킹 1위 실력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단·급 심사는 대회 심사, 대국 심사, 특별 심사로 시행한다"며 "대회 심사는 동일 단급 신청 응시자 간 대회로 심사하는 것이고, 대국 심사는 심사위원회에서 위촉한 심사위원과 대국을 해서 시행한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특별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협회에서 발행한 심판자격증과 바둑지도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을 대상으로 다음 달 내로 심사위원 1·2급을 선발해 17개 시·도 바둑협회 심사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달 정기 이사회에서 자체 아마 단급증 발행과 레슨·세미프로 시행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기원과 논의를 하기로 했다.
당시 한국기원은 "당혹스럽다"며 "프로 권위를 침해할 수 있는 일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기원 측은 현재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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