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금어기를 어찌 지내나"…강원 어민·상인 걱정 '태산'

입력 2017-02-21 08:00
수정 2017-02-21 09:01
"문어 금어기를 어찌 지내나"…강원 어민·상인 걱정 '태산'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3월 한 달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합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강원도 동해안 문어 금어기를 앞두고 어민과 상인, 소비자들의 걱정이 크다.

21일 강원도 환동해본부와 동해안 6개 시·군에 따르면 어획량 증가에 따른 자원 고갈을 막고자 추진된 문어 금어기가 올해부터 3월 한 달간 시행된다.



이를 위해 각 시·군은 지난해 수산조정위원회를 열어 문어 금어기 지정을 고시했다.

하지만 금어기를 코앞에 둔 문어잡이 어민과 문어를 취급하는 상인, 그리고 소비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달간 조업을 못 하게 된 어민들은 생계유지를 걱정해야 하고 상인과 소비자들은 물량확보 어려움과 함께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상승을 걱정하나 특별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문어잡이 어민들은 "어자원 보호 시책에 동참하고자 금어기 지정에 동참하기로 했는데 생계유지를 위한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지난해 금어기 지정을 논의할 당시 어민들은 "한 달간 문어를 잡지 못하면 생계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근로, 자녀학자금 지원, 면세유 혜택 등 정부나 자치단체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특히 문어 이외 다른 어종을 잡을 수 없는 연승어선의 어민들은 "생계가 막막하다"며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강원도나 각 시·군이 마련한 지원책은 연안 통발어업 허가 어선을 대상으로 하는 폐통발수거비 지원이 전부여서 어민들 사이에서는 금어기 지정에 따른 불만도 불거지고 있다.

강원도와 각 시·군은 문어조업에 나서지 못하는 연안 통발어업 어민들을 위해 3월 한 달간을 폐통발수거 기간으로 정하고 수거작업에 참여하는 어민에 대해서는 어선 규모에 따라 50만∼80만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문어를 취급하는 상인들도 걱정이다.

속초시 동명동에서 문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최모(45) 씨는 "문어조업이 이뤄지지 못하면 물량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특별한 대책도 없어 3월 한 달은 그냥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살아 있는 문어는 장기간 보관도 어려워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폭등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도 내 문어 어획량은 지난 2011년 1천314t에 이어 2012년 1천687t, 2013년 1천636t, 2014년 1천822t으로, 일시적으로 소량 감소한 2013년을 빼고는 해마다 증가했으나 2015년에는 1천388t으로 전년보다 434t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산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명태와 같은 자원 고갈을 막기 위해서는 문어 자원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강원 동해안 문어잡이 어선은 연승 645척, 통발 128척 등 모두 773척이다.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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