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붙잡기' 나선 인도…인프라 사업에 3천900억원 차관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중국이 네팔에 투자를 확대하며 우호 관계를 키우는 가운데, 최근 국경 봉쇄 시위 등으로 네팔과 다소 소원해진 인도가 '네팔 붙잡기'에 나섰다.
20일 인도와 네팔 언론에 따르면 전날 개막한 '네팔 인프라 정상회의' 참석차 네팔을 방문한 수레시 프라부 인도 철도장관은 네팔 도로·교량 건설 사업을 위해 인도 정부가 3억4천만 달러(3천900억원) 차관을 제공하기로 네팔 측과 합의했다.
프라부 장관은 또 회의 개막 연설에서 인도 수도 뉴델리와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도 동부 콜카타를 잇는 철도 건설을 제안했다.
그는 이번 차관 제공은 시작일 뿐이라며 네팔 사회기반시설 강화에 인도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라메시 레카크 네팔 교통·인프라 장관은 이번 차관은 양국의 긴밀한 우호 관계 상징이며 이를 통해 건설될 도로와 교량이 양국의 물리적 연결뿐만 아니라 감정적 유대도 강화할 것이라고 감사를 나타냈다.
네팔은 그동안 전체 무역 규모에서 인도의 비중이 3분의 2 이상 차지할 정도로 인도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2015년 9월 통과된 네팔 연방공화제 새 헌법에 반대한 마데시 족이 5개월 동안 인도-네팔 간 국경 봉쇄 시위를 벌이면서 네팔에 생필품 대란이 벌어졌고, 네팔 측에서 배후에 인도정부가 있다고 주장하며 양국 관계는 한동안 대립 양상을 보였다.
그 사이 중국은 40년만에 처음으로 네팔에 석유를 수출하고 양국 철도 연결과 중국 광저우(廣州)항 네팔 사용 방안을 논의하는 등 네팔에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대(對) 네팔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2015-16 네팔 회계연도(2015년 7월 17일∼2016년 7월 16일)에 5천7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인도의 대네팔 FDI 규모 1천800만 달러의 세 배를 넘었다.
인도는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8월 네팔에 푸슈파 카말 다할 총리가 새로 취임하자 한 달 만에 그를 국빈 초청하는 등 양국 관계 개선에 새롭게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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