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육성 산실 "구창모·장현식·박민우 성장 뿌듯해"
고양 다이노스 한문연 감독 "육성, 위로에서 출발"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NC 다이노스의 퓨처스팀(2군)인 고양 다이노스가 지난 19일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고양 다이노스가 미국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까지는 대만에서 캠프를 했다. 올해는 NC가 1차 캠프를 차렸던 애리조나 투산 시설을 물려받아 쓸 예정이다.
NC가 올해 젊고 빠른 야구를 내거는 만큼 고양 캠프에 걸린 기대감과 책임도 커졌다.
한문연 고양 감독은 "올해로 5년째 2군 감독을 하고 있는데, 선수들을 육성해서 1군으로 많이 올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계속 느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1군 백업을 채우는 것이 숙제"라며 "1군이 144경기를 하다 보면 부상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1군 빈자리 채우기에 초점을 맞추고 팀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한 감독의 즐거움이다.
한 감독은 특히 지난해 NC에 새로운 활력을 줬던 구창모, 장현식, 배재환, 박준영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작년에 어린 선수들이 1군에 들어가서 초반에 잘해줬다. 어린 신인들이 들어가서 돌풍을 일으키면 팀 분위기도 살아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이 활약한 시기를 '초반'이라고 제한했다. 이들 선수가 부상과 부진으로 다시 2군으로 돌아온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2군에 있다가 1군으로 복귀해 향상된 기량을 펼치는 선수들은 한 감독에게 더 큰 기쁨을 준다.
그는 "여기서 데리고 다니면서 경기하다가 1군 선수가 되면 얼굴에 자신감이 떡 붙어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역시 야구선수는 1군에서 해야 하는구나'라고 느낀다"며 말했다.
한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막내 투수로 활약한 구창모, 장현식, 배재환을 떠올리면서 "좋죠. 뿌듯하죠"라며 웃었다.
그는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오는 1군 선수들에게도 마음을 쓴다.
지난해에는 주전 2루수 박민우와 외야수 김준완 등이 4월에 잠시 2군에 머무르다가 갔다.
특히 잦은 실책으로 2군에 왔던 박민우의 성장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박민우는 2014년 준플레이오프,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실책을 범해 '트라우마'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한 감독은 박민우의 마음 다스리기에 신경을 썼다.
그는 "트라우마는 마음에서 온다. 우선 편안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안 받게 해줘야 한다. 트라우마가 생기면 던지기 전에 겁을 내게 된다. 그런 것을 잊게 해줘야 한다. 시일이 걸리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박민우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이를 극복했다.
한 감독은 "이 녀석(박민우)은 포스트시즌의 실책을 다 잊더라. 작년 포스트시즌에도 의젓하게 하지 않았나"라며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흐뭇해했다.
이어 "박민우는 여기서도 생글생글 웃으면서 야구했다"며 "그런 모습을 보고 빨리 치유되겠다 싶었다"고 떠올렸다.
한 감독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부터 '위로해줘야 할 선수들'을 염두에 뒀다.
NC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2차 캠프를 떠날 때 고양 다이노스가 오는 애리조나 투산에 일부 선수들을 남겨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그런 선수들은 위로해주면서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줘야 한다"며 "자칫 실의에 빠질 수도 있는데, '언제 1군에 올라갈지 모르니까 실력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다독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군에서 하려다가 떨어지면 마음이 축 처진다"라며 "코치들의 의무는 그런 선수들에게 외신상담 해보자고 북돋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군 캠프가 아닌 고양 캠프에 합류한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지석훈, 조영훈 등 베테랑들에게도 "슬로스타터로 가자. 언제 1군에서 콜할지 모르니 몸을 만들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한 감독은 결국 육성은 위로와 마음 나누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더라.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위로다"라며 "선수들의 마음과 심리를 알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게 제 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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