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동병상련'…장애인 가정 등친 장애인 母 구속

입력 2017-02-20 10:00
'빗나간 동병상련'…장애인 가정 등친 장애인 母 구속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장애인 자녀를 둔 50대 주부가 같은 처지의 부모들에게 사기 행각을 벌이다 구속됐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55ㆍ여)씨를 구속했다.



A씨는 2013년부터 올해 1월까지 뇌성마비를 앓는 자녀가 다니는 재활 병원에서 만난 장애인 가족 3명과 지인, 동창 등에게 접근해 "펜션 사업, 사채업에 투자하면 매달 백만원씩 이자를 주겠다"며 속여 총 12명으로부터 2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별다른 직업이 없는 A씨는 "가족이 크게 사업을 하는데, 투자하면 이자를 많이 주고 원금도 필요하면 바로 돌려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A씨가 실제 이자를 꼬박꼬박 지급하자 의심 없이 돈을 투자했다. 특히, 같은 장애인 재활 병원에서 만난 장애인 가정 부모들은 "설마 같은 처지인 A씨가 거짓말을 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투자받은 돈을 다시 이자로 지급하는 속칭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가던 A씨는 지난 1월 돈이 다 떨어질 기미를 보이자 돌연 잠적했다.

피해자들의 고소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A씨는 충남 천안에서 검거됐다. 잠적기간 A씨는 가로챈 돈으로 아파트 보증금을 내고,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인정하며 "장애인 자녀를 부양하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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